만나던 사람이 이사를 했다고 했다. 첫째 주나 둘째 주 주말에 집구경을 가겠다고 전하며 시간이 되는 날을 알려 달라고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시간이 한 참 지나도 답을 주지 않았고 잊힌 채 또 시간이 흘러 셋째 주 주말이 되어서야 만나서 하는 말이 지난 주말 동안 바빴다며 제대로 설명도 하지 않고 “그렇게 됐어”한마디로 대화가 끝났다.
“그냥 그렇게 됐어.”
“너는 언제든 만날 수 있잖아.”
곁에 있는 사람은 소중함을 모르는 것인지. 막대해도 곁에 남아 있는 거란 생각 때문인지. 설명이라도 제대로 해 주었으면 서운하지는 않았을 텐데.
더 이상 대화를 더 이어 나가지 못했다.
네가 이해해 줘야지.
네가 이해해 주지 않으면 누가 이해해 줘.
네가 받아 줘야지.
네가 받아주지 않으면 누가 받아줘.
나란 사람은 성인군자도 아니고 부처님도 아니다. 모든 걸 받아주고 이해하지 않는다.
모든 일들이 당연하지 않다. 누군가의 노력과 배려로 만들어지는데,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당연하게 가지고 간다.
“당연히 해줘야 되는 거 아니야?”
“당연히 오는 거 아니야?”
사람들은 본인 입장에서 생각하고 상대방도 같은 생각일 거라 생각하고 그렇게 따라오지 않으면 서운해한다.
대화는 서로 나누는 것이다. 통보를 하고 말로 억누르기만 한다면 상대방은 입을 닫을 것이고 마음의 문도 닫을 것이다.
우리는 마음의 대화를 나누고 있었던 걸까?
바람이 내게 오는 건
당연한 게 아니다
따듯한 햇살이 비추어 주는 건
당연한 게 아니다
네가 내게 오는 것도
당연한 게 아니듯이
나도 너에게 가는 게
당연한 게 아니다
우리는 서로를
나누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