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느끼고 전두엽으로 말하는 것들

by 늘람

'양심이 어디 있는지 손으로 가리켜봐.'


교실이 조용해진다.

아이들이 서로를 쳐다본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30명의 손이 가슴 위로 올라간다.

마치 오래된 약속처럼.

심장 위, 가슴 한복판에 손이 위치한다.


나는 그 모습을 볼 때마다 이런 생각을 한다.

우리는 언제부터 마음을 가슴에 담았을까?

아니, 정말 마음은 가슴에 있는 걸까?


가슴을 양심의 자리로 삼아온 우리의 문화,

감정이 뛰노는 공간을 마음이라 믿어온 세대들의 믿음이

그 아이들에게도 자연스럽게 이어져 있음을 보게된다.


나는 아이들에게 조용히 말한다.

'마음은... 양심은 전두엽에 있는 거야.'


아이들의 눈이 동그랗게 커진다.

그 표정을 보는 건 언제나 재미있다.

이어 나는 말한다.

'우리 양심에 손을 올려보자.'

그러면 교실 전체에서 키득키득 웃음이 터진다.

하지만 아이들은 웃으면서도 어김없이 이마 위 전두엽에 손을 올린다.


그 순간,

교실의 공기가 아주 미세하게 가라앉는다.

몸의 방향이 바뀌면

생각의 방향도 함께 바뀌는 것처럼.


아이들이 이마에 손을 올리며 웃는 이유는 아마

그 동작이 너무나 낯설고,

또는 '생각하는 자세' 같아서일 지 모른다.

하지만 그 웃음은 금방 사라지고

잠시 스스로를 바라보는 침묵이 찾아온다.


그 침묵,

그 멈춤이 교육에서 자주 지나쳐버리는 가장 중요한 순간이다.


우리는 마음을 보통 가슴에, 심장에 있다고 믿는다.

설렘도, 분노도, 두려움도

가슴이 먼저 반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심은 조금 다르다.

양심은 감정의 뜨거움보다 멈추어 바라보는 능력,

즉 판단의 과정에 가깝다.


신경과학에서는 전두엽, 특히 전전두피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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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결'과 '시간의 흐름'을 따라, 조용히 스며드는 이야기를 씁니다. 늘 머무르며 흐르는 글로 만나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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