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5시. 알람 소리에 눈을 뜬다.
잠시 그대로 앉아 졸음을 털어낸다.
몸이 깨어나는 속도보다 뇌가 깨어나는 속도는 느린 듯하다.
이불을 정리하고 아래층으로 내려간다.
부엌 불을 켜고 아점 도시락을 준비한다.
올해부터는 건강을 조금 더 챙기기로 했다.
어설픈 시간 공백 속에서 아무 때나 먹기보다
가능하면 14대 10 정도의 시간 비율에 맞춰 식사를 하기로 했고,
그래서 도시락을 싸기 시작했다.
조금 번거롭지만, 그래도 2주째 이어가고 있다.
도시락을 싼 후 라떼를 찾는다.
아직은 약을 먹여야 한다.
라떼가 있는 곳은 대부분 어머니 침대 위지만,
고양이는 언제나 예상대로 움직이지는 않는다.
어디선가 몸을 둥글게 말고 자고 있다가,
내가 찾기 시작하면 오히려 더 깊숙한 곳으로 숨어드는 것 같기도 하다.
고양이는 확실히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동물이다.
사람이 만들어 놓은 질서 안에 살지만,
마음까지 그 안에 두지는 않은 것 같다.
라떼를 찾아 머리를 쓰다듬으며 약을 먹인다.
아프고 난 뒤에 달라진 것이 하나 있다.
나를 대하는 태도가 조금 부드러워졌다는 것이다.
이전 같았으며 몸에 손을 대는 순간 하악질을 하고 성질을 부렸겠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편히 내 손길에 몸을 맡긴다.
아픈 몸은 때로 관계의 거리를 바꾸기도 하는 것 같다.
몸이 아플 때 보살피는 나의 모습에 조금은 마음을 더 열어준 것 같아 고맙다.
다시 위층으로 올라와 샤워를 하고 머리를 말리며
출근 준비를 한다.
이 시간은 아직
행복이도, 아내도 잠들어 시간이다.
그래서 최대한 조용히 움직인다.
아침의 집은 작은 소리 하나에도 쉽게 깨어나는 공간이다.
준비를 마치면 이번에는 행복이 차례다.
먼저 유산균을 챙겨 먹인다.
츄르에 섞어주면 정말 게눈 감추듯 먹어 치운다.
그런데 밥을 먹는 동안에는 식사에 집중하지 못한다.
잠시 후면 내가 출근할 것을 알기에
내가 어디로 움직이는지, 무엇을 하는지, 계속해서 확인한다.
개에게 보호자는 단순한 동거인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들의 세계에서는 중력 같은 존재,
그래서 행복이의 눈길은 항상 나를 따라다닌다.
이번에는 까뮈 차례다.
까뮈가 있는 분리 공간에 들어가 인사를 나눈다.
먼저 이름을 부르며 모닝 추르 두 개를 먹인다.
까뮈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다.
그리고, 연어 트릿을 열 개 정도 꺼낸다.
다섯 개는 밥그릇에 넣고, 건사료도 한 줌 넣어 준다.
나머지 다섯 개는 손으로 집어 하나씩 까뮈에게 내민다.
까뮈는 한 알씩 받아먹는다.
그리고 씹을 때마다 아삭 하는 소리가 난다.
나는 그 아삭하는 소리를 좋아한다.
그 소리를 듣고 있으면 이상하게 기분이 상쾌해진다.
어쩌면 사람에게도
이렇게 단순한 리듬이 필요한 것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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