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화 파동 없는 공명
공명은 진동을 수반한다는 믿음이 있었다. 린도 그렇게 배웠다. 공명이란 파동의 동조, 울림의 확대, 에너지의 상호작용이라고. 그러나 그날, 그녀는 아무것도 울리지 않는 공명을 경험했다. 소리도, 빛도, 진동도 없이 존재가 서로를 꿰뚫는 조용한 접촉. 그것은 파동의 흔적마저 남기지 않았다. 그래서 오히려 더 선명했다.
그날은 평범한 아침으로 시작됐다. 그러나 평범함이란 것도 감각이 미치지 못하는 영역에 대한 임시적 이름일 뿐이라는 것을 린은 곧 깨닫게 되었다. 창밖의 나무가 바람도 없이 흔들리는 것을 본 순간, 린은 알아차렸다. 움직임이 없는 움직임, 그것이 분명히 존재했다.
그녀는 눈을 깜빡이지 않은 채 오래도록 그것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갑자기, 주변의 모든 사운드가 진공 속에 빨려 들어간 듯한 완벽한 정적이 찾아왔다. 소리의 부재는 단지 청각의 정지가 아니었다. 린은 그것을 공간의 밀도가 일순간 수축된 결과로 느꼈다. 모든 것이 한 점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강렬한 감각. 그녀는 순간, 무차원의 진입로가 열린 것이라 직감했다.
교실에서도 그 현상은 반복되었다. 선생님의 목소리는 그녀에게 닿지 않았고, 친구들의 웃음소리도 유리벽 너머의 희미한 메아리처럼 느껴졌다. 감각은 주변에서 차단되었지만, 린의 내면은 오히려 확장되고 있었다. 그것은 마치 세상의 층이 하나 빠진 듯한, 혹은 전혀 새로운 층이 삽입된 듯한 이질적 상태였다. 린은 그 층을 '공명 없는 층'이라 속으로 명명했다.
점심시간, 그녀는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옥상으로 올라갔다. 따스한 햇살 아래 콘크리트 바닥에 앉은 린은 주변 소음이 증발한 것 같은 고요 속에서 자신의 몸과 마음을 더듬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무언가가 천천히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발소리도 없고, 기척도 없었지만, 린은 분명히 감지하고 있었다. 그것은 린이 아닌 다른 '무엇'이, 그녀의 가장 깊은 감각 중심에 조용히 접근하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거기 있니?" 그녀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그러나 그 말은 공기 중에서 퍼져나가지 않고, 오히려 그녀 안으로 되돌아왔다. 소리는 자신을 울리지 않았다. 대신, 그녀의 내부 공간 어딘가에서 그 말이 반사되었다. 그리고 그 반사점에서, 아주 미세한, 파동이라고 부를 수 없을 만큼 미묘한 흔들림이 시작되었다.
진동이 아닌, 응시로 이루어진 접촉.
그것은 린에게 말하지 않았고, 설명하지 않았으며, 단지 존재로서 정적 속에 머물렀다. 린은 그 존재를 이해하려 애쓰지 않았다. 그녀는 다만, 그 존재를 느끼도록 자신을 열었다. 마치 오랫동안 닫혀있던 창문을 조심스럽게 여는 것처럼.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