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랑 셀린 시아마 감독의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을 봤다.
우리는 북적이지 않을 때 심야영화 보는 걸 좋아한다.
2~30분 거리에 있는 CGV까지 같이 걸어간다.
심야에 영화관 가는 길은 인적이 없고 스산하다.
도로변에서 천년 묵은 듯한 엄청 크고 멋진 나무도 만난다.
걷는동안 동생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동생이 물었다.
"세상에 혼자 살아남으면 뭐 할거야?좀비영화에서처럼."
"일단...방송국 가서 비싼 카메라로 내가 찍고 싶은거 다 찍고..."
패션에 관심이 많은 동생은 백화점 가서 옷을 고른다고 했다. 나도 동의했다.
그런데 것도 하루이틀이지 내가 만든 다큐멘터리를 볼 사람이 없고 멋진 옷 입고 만날 사람이 없으면 무슨 소용이냐며 입을 모았다.
문득 보고픈 영화가 있을 때
속에 있는 깊은 얘길 꺼내고 싶을 때
시답잖은 수다 떨고싶을때
밤공기 쐬고 싶을 때 함께할 친구가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나는 동생에게 많이 의지하고 있다.
수십번 걸어갔다온 영화관을 아직도 혼자는 못간다. 무섭다.
그리고 길을 모른다...
나란 누나... 동생만 쫄래쫄래 쫓아다니는 길치 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