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 16. 네 번째 불합격, 44점의 불안Ⅲ

냉정한 세상, 그러나 아이들은 세상엔 희망이고 나에겐 빛이다.

by 는개



아이들의 불안은 계속되었다.

수능 성적표 배부가 가까워질수록 그들의 눈빛은 숨 막히게 흔들리고, 작은 실수에도 마음이 무너져 내린다.


나는 그 불안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 매일 강의실에 앉아 있다. 강사라는 이름으로 불리지만, 사실은 그저 아이들의 마음을 붙잡아주는 사람에 불과하다.


상위 클래스에서 떨어진 이후로 나 자신은 늘 우울했고, 하루하루가 무겁게 흘러갔다. 그러나 아이들 앞에서는 그 무게를 감추고, 안심시키는 말들을 반복했다.


“괜찮아, 수능 말고도 길은 많아.”

재수도, 삼수도, 전과도, 편입도, 대학원도 있다고,

마치 교본을 읊듯 앵무새처럼 같은 문장을 되풀이했다.


그 말은 사실 내게는 위로가 되지 않았다.

나는 계속 실패했고, 작은 성공조차 손에 쥐지 못했으니.

나에게 그 말들은 나 자신을 속이는 거짓말에 불과했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 거짓말을 믿었다.

그리고 때때로, 그 믿음은

현실이 되어 나를 놀라게 만든다.


며칠 전, 중학교 때부터 가르쳐서 졸업시켰던 아이 중 하나가 대학원 합격 소식을 전해왔다.














며칠 전, 중학교 때부터 가르쳐서 졸업시켰던 아이 중 하나가 대학원 합격 소식을 전해왔다.

내가 던진 말이 단순히 순간의 불안을 잠재워주기 위한 위로가 아니라

실제 있는 일임을. 일어나는 일임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물이었다.


세상은 냉정하고 무겁지만,

나에게만 냉정할 뿐 모든 아이들에게 냉정한 건 아니며,

내가 나약해 좌절하고 있을 뿐,

아이들이 이 세상에 빛이고 희망이라는 걸.


그 순간만큼은 아이들이 빛이고, 아이들에게 희망이 있다는 사실을 또 한 번 믿을 수밖에 없었다.


나는 여전히 불합격의 기록 속에 머물러 있다.

아이들에게는 희망을 말하지만, 그것은 내겐 거짓 희망일 뿐이다.

그러나 졸업한 하양이들 중 하나의 합격증은 내게 작은 빛이 되어 돌아왔다.


전과고, 편입이고 대학교 졸업장, 대학원 졸업장, 이런 기쁜 소식을 안 받아 본 것도 아닌데 왠지 눈물이 났다.


세상은 언제나 차갑고 냉혹하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 속에서 빛을 낸다. 그 빛이야말로 내가 강사로서 버틸 수 있는 이유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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