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가 갑자기 어느 정류장에 서면 운전기사가 옷과 가방 그리고 돈통을 주섬주섬 챙겨서 버스를 버리고 가버린다. 버스를 버린 것뿐만 아니라 순식간에 우리 모두도 버려진 것 같다. "뭐지? 어디 가지?"
초조한 몇 분이 지나면 어디선가 갑자기 새로운 기사가 턱 나타나서 원래 자기가 몰랐던 버스 마냥 운전을 시작한다.
처음에 제일 놀랐고 이제 적응할 만도 한데 운전기사가 우리가 담긴 버스를 버리고 가버리면 엄마가 어딘가에 날 떼놓고 가버리는 것처럼 살짝 공포스럽다.
그래서일까 운전기사에게 내릴 때마다 손을 번쩍 들어 감사하다 표시하는 건. 비단 나뿐만 아니라 승객 모두들 큰 소리로 고맙다고 인사를 한 후 총총 사라진다. 백미러로 보이는 운전기사의 잘 가라는 손짓은 그때만큼은 참 든든하단 말이지. 어딘가에서 또 옷과 돈통을 챙겨 내릴 거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