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여름이에게
8주 5일에 계류유산으로 널 잃었다는 사실을 알고, 오늘은 소파수술을 받고 왔어.
‘계류유산’, ‘소파수술’ 같은 단어는 지난주에 태어나서 처음 검색해본 말이야.
수술 전에도 수술 후에도 울지 않고 씩씩했다.
임신 소식을 듣고 시작한 적금이 있었어. 한 달에 11만 원씩. 산후조리원 비용이 비싼 것 같아 조금이라도 돈을 보태볼까 하고 만들었었어. 아파트 근처 카페에서 혼자서 커피를 마시면서 핸드폰으로 개설했었거든. 분만예정인 7월 중순보다 빠르게 만기일을 잡아야 해서 날짜를 몇 번이고 고쳤단다.
남들처럼 괜찮은 산후조리원 가보고 싶다 생각했는데 또 너무 오래 있으면 비싸지니 일주일만 있자고 마음먹었지.
이 계좌에 남겨진 돈을 어떡해야 하나 생각하니 가슴이 뜨거워지면서 결국 눈물이 터지고 말았다.
모든 게 잊히지만, 언젠가 너도 잊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여기 남겨두면 다시 볼 날이 있겠지.
너는 한국 이름이 ‘조여름’이 될 아이였고, 태명은 ‘하느리’였고, 2020년 7월 19일 출생 예정이었다.
잠시나마 우리에게 큰 행복을 주어서 고마웠어.
만날 땐 오래 기뻤는데, 헤어질 땐 짧게 아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