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어른

by 피츠로이 Fitzroy

어렸을 적 쪽지시험 백 점을 맞거나, 선생님께 칭찬을 받으면 엄마한테 자랑하고 싶어 시키지도 않는 하굣길 달리기를 했다. 사회에 나와 첫 회식자리에서 술 취한 상사에게 성희롱을 당했을 때도, 기대했던 첫 연봉협상이 ‘협상’이 아니라 ‘통보’라는 것을 깨닫고 서글퍼졌을 때도, 제일 먼저 생각난 건 아빠였다. 전화기 건너편 아빠의 목소리에, 말은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닭똥 같은 눈물이 먼저 흘렀다.
언젠가부터 기쁜 일, 또는 슬픈 일이 생겨도 가족이 생각나지 않게 되었다. 어른이 되면 혼자 해결할 수 있는 일은 많아지지만 그만큼 외로워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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