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멜버른에서 서른 살을 맞았습니다. 크라운 카지노 앞, 야라강 주변을 따라 운집한 많은 인파 속에 어설프게 끼어있었습니다. 새해를 알리는 카운트다운이 끝나고 불꽃놀이가 시작된 화려한 밤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지요.
바로 그때 생각난 건 반평생 외면하려고 했던 가족이었습니다. 몇 겹으로 갈라진 곧 부러질 것 같은 손톱 끝을 신경 쓰며 처음으로 그들과의 행복한 기억을 찾아내려고 애썼습니다. 어렵지만 힘을 들여 세포 구석구석 숨어 있는 추억 알갱이들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서른 살에 드디어 긴 불행에서 벗어나 행복을 찾아내는 주인공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서른은 별거 아닌 거 같이 별거인 그런 나이인 것 같습니다. 몸과 마음에서 느껴지는 큰 변화에 매일매일 적응해야 하는 시기 말이죠.
유영은 6살에 불면증을 앓았고, 7살에 도둑질을 했고, 9살에 처음으로 죽고 싶었습니다. 11살에 엄마와 야반도주를 했고 15살에 엄마에게 남자가 있는 걸 알았으며 20살에 엄마를 잃었습니다.
죽음이 무서웠고, 가난과 싸워야 했으며, 본인이 선택할 수 없었던 아빠를 증오했습니다. 왜 엄마에게 사랑받지 못했나, 에서 부터 시작한 그녀를 둘러싼 불행의 개수를 하나씩 세며 살아왔지요.
그런 유영이 부디 행복해지는 방법을 스스로 찾고, 또 만들어 나가길 바라면서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