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다녀와서 책가방을 벗자마자 주방에 선 엄마에게 다가갔다. 뒤에서 허리를 둘러 안고 오늘 학교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고 조잘거리면, 알았다고 엄마 밥하니까 저기 가 있으라고 했다.
“아이고, 우리 딸 그랬어?” 이 한마디가 듣고 싶었는데 엄마는 자꾸 나를 물리쳤다.
회사에 다녀와서 가방을 놓자마자 주방에 선 남편에게 다가간다. 뒤에서 허리를 둘러 안고 오늘은 뭘 만드는 거냐고 묻는다. 다행히 남편은 나 밥하니까 저기 가 있어, 같은 말은 안 한다. 그때는 열여섯이었고 지금은 서른여덟이다. 엄마한테 했던 걸 똑같이 남편에게 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은 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