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랑 친구 좀 해주세요

by 피츠로이 Fitzroy

나에겐 휠체어 타고 다니는 친구가 없다. 내겐 성소수자 친구가 없다. 나는 몸이 불편하거나, 말이 불편한 장애인과 친구를 해 본 적이 없다.
그들은 어디 있는 걸까. 그들이 세상에 없는 게 아닐 텐데 다 어디 숨어 있는 걸까. 그들과 친구가 되어 본 적이 없기에 길에서 문득 마주치는 휠체어 탄 사람을 나는 안됐다는 눈으로 보고, 지하철에서 본 장애인을 보며 어떻게 도와줄지 몰라 안절부절못하고, 성소수자에게 어떤 말을 건네야 할지 좀처럼 떠오르지 않는 것이다. 나는 특권 계층도 아니고, 부자도 아니고, 그냥 보통의 평범한 사람인데 그들은 나 같은 평범한 사람 하고도 어울리지 못하는 걸까. 왜 이렇게 우린 분리되어 사는 거지? 김아란(@aranenglish) 선생님이 그랬다.
분리하는 게 편리하기 때문에 분리하고, 그 편리에 적응해 그것이 자연스러운 줄 안다고.
경계선을 긋고 끼리끼리 모이면, 이해하지 않아도 되고, 변화하지 않아도 되고, 애쓰지 않아도 되니까 말이다. 며칠 전 우리 매장 앞에 휠체어에 의지한 채 몸이 많이 불편해 보이는 소녀가 지나갔다. 엄마가 뒤에서 휠체어를 밀어주고 있었다. 그녀를 본 나의 첫 마음은 놀람과 딱함이었다. 그러다 마음이 아파지면서 엄마는 얼마나 힘들까 하는 연민으로 이어졌다. 정신이 돌아오니 내가 소름 끼치게 싫었다. 저런 장면을 보는 것이 불편하다고 지금 느꼈던 것 같아서. 왜 저 소녀를 나와 다르다고 생각하고 불쌍하다고 여긴 걸까. 어째서 그냥 다른 일반 사람처럼 익숙하게 여기지 못하는 걸까. 방금 나와 같은 마음이 모이고 모여서 결국 그들이 우리 시야에서 사라지게 된 게 아닐까. 나는 친구 하고 싶다. 장애인 친구들, 아픈 친구들, 성소수자 친구들과.
자주 만나서 시간을 보내고 싶다, 나와 다르다고 느끼지 않을 때까지. 첫 만남에 놀라거나, 무슨 말을 먼저 꺼내야 할지 어떤 행동을 먼저 해야 할지 고민하지 않게 될 때까지. 저랑 친구 좀 해주세요. 지금부터 눈 더 크게 뜨고 다니며 찾을게요. 그리고 이런 분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을 아시는 분이 있다면 소개 좀 부탁드려요. 이런 생각을 할 수 있게 해 주신 아란(@aranenglish) 선생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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