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아무튼, 메모>는 필름 인덱스가 덕지덕지 붙어있다. 책에 줄 치기 싫어하는 내가 좋았던 부분에 표시를 하고 붙여 둔 것이다.
인덱스가 붙어있는 아무 곳을 잡고 페이지를 펼쳤더니 이런 구절이 나온다.
마음이 증오나 원한으로 꽉 차는 날이면 다르게 생각할 수 있도록, 꽉 찬 마음에 균열을 낼 수 있도록, 재빨리 펼쳐 볼 수 있는 것이 손에 잡히는 가까운 곳에 있으면 좋다.
나의 경우엔 이런 날 꼭 보던 메모가 있다. “꽃이 폈다. 바깥에 좋은 것 많다. 나가 놀아라. 네 생각 바깥으로 나가 놀아라.” 그리고 또 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말이다. “저년 머릴 잘라버려. 1분에 한 번씩.”
오늘 주운 메모의 힘으로 남편과 밖에 나가 놀았다. (머리를 자를 순 없어서.) 차가운 바람과 맞선 잠깐의 산책은 즐거운 것이었다. 오늘의 꽉 찬 행복.
#1일1행복챌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