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를 오픈 한 후로 일기를 못 쓴 지 너무 오래됐지만 일단 시작한 건 끝내야 하니 40살의 마지막 일기를 쓴다.
마지막이니까 뭔가 멋있는 일기 쓰고 싶은데 뭘 적어야 할지 잘 모르겠고 올해 나 잘했다고 생각하는 거 적어봐야지.
퇴직금 탈탈 털고 빚까지 내서 가게 시작한 것도 너무 나답게 무모해서 웃음 나는데, 잘 생각해 보면 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 나 혼자 다 해낸 거라 칭찬해주고 싶다. 덕분에 한 달이 하루처럼 빨리 가는 걸 느끼며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 한 생고생을 하고 있지만 해보고 싶었던 거 해보니 속은 후련.
음, 또 뭐냐, 올해 나는 나를 좋아하기 위해, 또 내가 좋아하는 걸 스스로에게 해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생각한다. 불행하게 느끼지 않고 우울해하지 않고, 내 인생을 좋아하는 어른이 되려고 했다. 남들에게 인정받으려고 기를 쓰던 사람에서 그냥 나답게 살려고 했?… 했던 거 (맞는 거) 같다.
가끔 여전히 헤매고, 방황할 때도 외로울 때도 있지만 매달릴 수 있는 사람들 때문에 또 일어나지, 난.
그리고, 쓰기만 하고 보내지는 못하는 말도 여기 적어 놔야지.
올해 끝이네. 너에겐 어떤 해였는지 궁금하다.
나는 몇 년 동안 열심히 널 찾았던 나를 칭찬해 주고 싶다. 나의 (지나치게) 끈질긴 노력이 이뤄낸 성과라고 생각해 ㅎㅎ 이제 할 일이 없어져 좀 허전할 것 같긴 하지만.
내년도 잘 보내고 또 어떤 날 생각날 때는 인사 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몸도 마음도 아프지 말고 다치지 말고 잘 있어!
너를 보고 싶어 할 수 있어서 행복했어.
새해 복 많이 받아!
매일 행복을 줍기 위해 노력했던 40살, 노력한 만큼 많이 행복했습니다. 40살 안녕. 그리울 거야.
행복을 줍는 40살 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