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만 해도 눈물 나는 일들이 있다
오랫동안 함께했던 좋은 사람들과 헤어져야 할 때
결혼식에서 부모님께 인사드리는 순간에
추억이 담긴 날씨의 냄새를 맡게 될 때
그중에서도 으뜸은 아무렇지도 않게 가족과 통화할 때다.
이 '아무렇지도 않게'라 함은 내 마음을 다 표현하지 않는 무덤덤한 통화다.
오랜만에 걸어 보고 싶은 마음, 걱정되는 마음들은 다 숨겨두고
평상시처럼 애써 무뚝뚝하게 하는 전화다.
이런 통화는 항상 끊고 나면 이유 모를 눈물이 난다.
언젠가부터 가족을 생각하면 슬퍼졌다.
그게 나이를 먹는 증거인가 싶기도 하다.
가족에 대한 아련함은 분명 서로가 떨어져 있는 거리에 비례한다.
가까이 살며 서로를 바라볼 땐 짐 같이 버겁고, 벗어나고만 싶은데
떨어져 있어 자주 못 보면 걱정되고 불효하는 것 같고 죄스러운 것.
나는 그럴수록 연락을 하지 못한다.
외롭고 보고 싶고 가족이 필요한 순간에 더욱 가족을 찾기가 망설여진다.
이유는 아마도 통화 후 밀려오는 쓸쓸함과 눈물 때문이 아닐까.
나이를 먹는다는 게 더 의젓해지는 건지
더 아기 같아지는 건지 잘 모르겠다.
우리 인생에 정말 철이 드는 순간이 있을까.
있다면 그건 정말 짧게 왔다는 가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