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같았으면 부끄럽게 그런 걸 어떻게 하냐고 손사래 칠 일들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거 보면 우리 둘이 같이 늙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서로 생각하면 그저 너무 안타까워서 더 표현해주고 싶은 것이리라. 아침에 나갈 때 애써 인사를 길게 하지 않는 것도 서운한 감정이 들킬까 봐 염려하는 것임을.
좋아하는 소설에서, 케이크를 사 들고 귀가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동경했다. 아무 날도 아니고, 기념할 만한 것도 없는데 특별한 날처럼 케이크를 나눠 먹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케이크처럼 달콤하고, 짧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마침 케이크는 그 어느 때 보다도 맛있고.
아침에 수프를 끓이다 수프가 먹고 싶다던 외할아버지가 생각났다. 수프만 보면 이젠 자동이다. 엄마는 얼마나 속상했을까. 내가 이렇게 속상한데 그렇게 혼자 두실 수밖에 없었던, 어쩔 수 없는 그런 상황이 얼마나 싫었을까. 자전거를 타고 훠이훠이 쉬지 않고 움직이시다가 낡고 작은 방으로 혼자 들어가시던 뒷모습이 자꾸 맘에 걸린다. 난 그때 너무 작고 어려서 잘 몰랐던 거다. 쓸쓸하다거나 적적하다 그런 단어 따위는 알지도 못했던 거다. 내가 밤에 잠 못 자고 울고 있을 때 나를 걱정해주셨던 유일한 분이셨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