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성향과 엄마의 가치관에 맞게
자, 이제 영어 유치원(영유) 종류. 영어 유치원은 사실상 유치원생들이 다니는 '학원'이다. 누리 과정에 맞춘 교육이 아니므로 한쪽으로 치우친 교육을 원치 않으면 전인 교육을 지향하는 학원인지 아닌지 입시 설명회를 듣고 잘 판단해야 한다. 학습식과 놀이식, 그 사이쯤 되는 절충식으로 크게 나누어 볼 수 있다. 입학비를 제외하고 다달이 드는 돈은 유치원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130-200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1. 학습식 영유는 말 그대로 학습이 위주인 곳이다. 테스트를 주기적으로 보고 아이들의 아웃풋이 좋다. 게이트, 씨게이트, 폴리, PSA, 프랜시스 파커 등이 있다. TO에 비해 수요가 많기 때문에 입학 전쟁을 치러야 한다. 설명회를 들어야 지원이 되는 곳도 있다. 주로 가을이 되면 설명회가 있으니 챙겨봐야 하고, 뽑는 기준은 입금 선착순 또는 인터뷰라고 한다. 폴리의 경우에는 5세에는 레벨테스트(레테) 없이 들어가서 죽 이어 보낼 수 있지만 6세에 보내려면 레테를 통과해야 하므로, 기본적인 파닉스 정도는 익히고 시험에 임해야 합격할 수 있다. 폴리에 보내기 위해 5세 때부터 폴리용 과외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예전에는 졸업 시 SR 2점대 정도를 목표로 달렸다면 최근에는 3점대라고 하니, 부모님의 선호도에 따라 잘 판단하여 보내는 것이 좋겠다.
아웃풋에 있어서 Writing 이 강점인 곳이 PSA 인 것 같고 폴리는 다독을 할 수 있어 좋다는 평이 많다. 게이트는 말해 뭐해, 이미 들어가는 아이들 자체가 우수함이 증명된 아이들이니 아웃풋도 엄청 높은 편. 영어로 말하고 이해하는 것이 오히려 편안해하는 정도의 수준으로 졸업을 하게 된다. 물론 영유만 보내서는 그만한 아웃풋이 힘들고, 집에서도 어느 정도 뒷받침해줘야 한다. 숙제도 제법 많고 쓰기를 많이 연습시키는 편이다. 아이가 차분하고 잘 앉아 있고 규칙에 스트레스받지 않는 성향이고 부모가 어느 정도의 아웃풋을 원한다면 학습식을 선택해볼 수 있겠다.
2. 놀이식 영유는 영어로 생활하며 영어권 문화에 친숙해지고 즐겁게 영어를 접하는 곳이다. 힐사이드, 알티오라, 버클리 등이 있다. 학습식 영유는 철저하게 영어로 생활하고 영어로만 배움이 이루어지지만, 놀이식 또는 절충식은 한인 선생님과 수업하는 시간도 있고 한글을 가르치는 곳도 있다. 학습식 영유는 학원 같은 분위기에서 수업이 이루어진다면 놀이식 영유의 경우 체육 시설이나 방과 후 활동이 다양해서 많은 경험을 하기에 좋지만 그만큼 영어에는 비중이 떨어질 수 있어 아웃풋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숙제가 적은 편이라 부모의 스트레스도 적은 편. 학습식이라고 해서 모든 아이들이 다 힘들어하고 공부만 하는 것도 아니고, 놀이식이라고 해서 모든 아이들이 공부 안 하고 신나게 즐겁게 놀기만 하고 오는 것은 결코 아니니 아이와 부모의 성향에 맞춘 적절한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3. 절충식 영유는 어느 정도의 학습도 하면서 다양한 경험도 하는 중간 정도의 영유라고 볼 수 있다. 그만큼 영어에 대한 아웃풋도 중간 정도 되는 것 같다. 청담 아이가르텐, 해럴드, 포플러, 키즈칼리지 등이 있다. 놀이식과 절충식은 확실히 구분되는 것 같지는 않고, 약간 섞여 있는 느낌이라 분류가 명확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대강 내가 찾아본 바로는 그렇다. 학습식이든, 놀이식이든, 절충식이든, 사실 아이마다 아웃풋은 제각각이다. 집에서 얼마나 뒷받침해주었느냐에 따라서도 다르고 아이의 성향이나 개인의 능력치에 따라서도 다른 결과를 낳는다. 놀이식을 다녔어도 영어를 원어민 수준으로 잘하는 아이도 있는가 하면, 학습식을 다녔어도 기본기가 약한 아이들도 분명 존재한다. 요지는, 아이와 부모의 성향에 맞는 선택 이후로 적절한 피드백을 통해 아이와 함께 발전해 가야 한다는 것.
나는 어린 나이에 학습식을 보내는 데에 대한 왠지 모를 거부감이 있어 절충식을 보냈는데 장단점이 분명 존재한다. 어떤 영유든 간에 숙제가 없을 수는 없는데 어차피 해야 할 숙제라면 실력을 빨리 쌓아서 능숙해지는 것이 나은 것 같기도 하고, 자유분방한 분위기에서 지내다가 초등학교에 가니 생활면에 있어서 부적응 현상을 보이기도 해서 오히려 규칙을 강조하는 학습식으로 보냈어도 괜찮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반대로 그냥 일반 유치원에 갔더라면 오히려 잘 적응했을까라고도 생각해본다. 가지 않은 길에 대해서 의문이 남는 건 어쩔 수 없겠지만 그 어떤 길이든 그 상황에서의 최선을 선택하고 성심성의껏 해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