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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감정 곡선 분석 사례 Before & After

by 뉴로저니

문제는 '숫자'가 아닌 '느낌'에 있다

전환율과 이탈률을 분석하던 프로젝트에서, 이상한 점이 발견됐습니다. 기능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음에도, 특정 화면에서 유독 많은 사용자가 이탈하고 있었습니다. 페이지 로딩 속도, 버튼 클릭 흐름, UI 구성 모두 정상 범주에 있었고, 기술적인 오류나 버그도 없었습니다. 숫자는 "문제 없다"고 말했지만, 이탈은 분명히 존재했습니다. 전통적인 UX 지표만으로는 이탈의 이유를 정확히 짚어낼 수 없었고, 문제는 오히려 숫자 바깥에 있었습니다.


정성조사를 통해 사용자에게 직접 이유를 물어봤지만, 돌아온 답변은 모호했습니다. “그냥 좀 불편했어요.” “잘 모르겠는데, 뭔가 어색했어요.” 이처럼 사용자는 감정적으로 불쾌하거나 불편했음을 느꼈지만, 어디에서 그런 감정이 시작됐는지, 왜 그렇게 느꼈는지를 정확히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대부분의 감정 반응은 무의식적이며 비언어적이기 때문에, 인터뷰나 설문만으로는 원인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결국 사용자도 설계자도 감정의 끊김을 인지하지 못한 채, 문제는 계속 남아 있었습니다.


사용자 행동의 실마리는 감정 곡선 분석을 통해 드러났습니다. 전체 UX 여정 위에 감정 데이터를 매핑해보니, 문제의 화면 전환 직후 감정 곡선이 급격히 하락하는 구간이 명확히 포착되었습니다. 기능적으로는 매끄럽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정서적 연결이 끊기는 지점이었던 것입니다. 갑작스러운 구조 변화, 무표정한 안내 문구 등은 감정의 리듬을 깨뜨렸고, 그것이 이탈의 직접적인 원인이었습니다. 결국 이 UX의 문제는 숫자가 아니라, ‘느낌이 끊긴 순간’에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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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fore: 감정 곡선이 꺾인 지점을 찾아라

감정 곡선 분석을 적용해 UX 여정을 다시 살펴본 결과, 특정 화면 전환 직후 사용자 감정 수치가 급격히 하락하는 구간이 명확히 드러났습니다. 인터페이스 흐름상으로는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동선이었지만, 감정 데이터는 그 순간 사용자의 몰입이 뚝 끊겼다는 사실을 보여줬습니다. 시각적으로는 매끄럽지만, 정서적으로는 낙차가 발생했던 구간이었습니다. 특히 이 감정 급락 지점은 실제 이탈률이 높았던 시점과 정확히 일치하면서, 문제의 본질이 기능이 아닌 감정 흐름의 단절에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감정 곡선이 꺾인 이유는 기능의 오류나 구조상의 문제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화면 전환 이후 사용자에게 노출된 것은 무표정한 문구, 갑작스럽게 바뀐 레이아웃, 맥락 없는 전환이었습니다. 사용자는 이해는 했지만, 정서적으로 단절된 느낌을 받았던 것입니다. 특히 피드백 없이 넘어가는 흐름이나 건조한 언어 톤은 불안감과 거리감을 유발했습니다. 기능은 작동했지만, 감정은 배려받지 못한 채 무너졌습니다. 결국 문제는 설계가 정보는 전달했지만, 감정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데 있었습니다.


이 사례에서 흥미로운 점은, 기능적인 흐름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클릭 동선도 명확했고, 시스템 반응도 오류 없이 작동했습니다. 하지만 감정 곡선만이 보여준 것은 사용자가 기능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감정적으로는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처럼 기능 중심 리서치만으로는 절대 포착할 수 없는 감정의 단절은, UX가 왜 ‘느낌’으로 설계되어야 하는지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감정 기반 분석은 UX 문제의 본질을 ‘정확히’ 짚어낼 수 있는 새로운 리서치 도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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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ter: 감정 곡선을 다시 이어라

감정 곡선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기존 UX 설계를 기능 중심에서 감정 중심 흐름으로 리디자인했습니다. 감정이 꺾였던 구간에는 먼저 피드백 문구를 따뜻하고 공감 가는 말투로 수정했고, 갑작스러운 전환에는 부드러운 애니메이션과 시각적 완충 요소를 추가했습니다. 단순히 UI 요소를 손본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감정 리듬을 따라가는 방식으로 흐름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그 결과, UX는 ‘작동하는 서비스’를 넘어 정서적으로 연결되는 경험으로 진화하기 시작했습니다.


눈에 띄는 변화는 기능을 바꾸지 않았는데도 사용자 경험이 전혀 다르게 느껴졌다는 점입니다. 핵심 구조와 프로세스는 동일했지만, 감정 흐름에 맞춰 설계한 리듬과 피드백만으로도 이탈률은 감소하고, 만족도는 유의미하게 상승했습니다. 정성 피드백에는 “이제는 더 자연스럽고 편해졌다”, “이전보다 친절하게 느껴졌다”는 반응이 다수 포함되었습니다. 결국 사용자가 기억하는 건 기능이 아니라, 그 기능을 사용할 때의 감정 경험이었고, 감정 곡선을 반영한 설계가 사용자 인식을 바꾸는 핵심 요인이 되었습니다.


UI 구조나 기능 로직은 기존과 거의 달라지지 않았지만, 사용자가 느끼는 경험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감정 곡선 기반으로 설계한 결과, 불쾌함 없이 매끄럽게 이어지는 흐름이 만들어졌고, 사용자들은 더 오래 머물고 더 많이 상호작용했습니다. 설문에서는 “어디가 달라졌는지 모르겠는데 훨씬 편하다”는 피드백이 늘어났고, 실제로 이탈률은 줄고 정성 만족도는 상승했습니다. 이는 감정 중심 설계가 기능 이상의 차이를 만들 수 있음을 데이터로 입증한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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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UX 리서치가 놓친 것은 기능이 아닌 감정의 흐름이 무너졌던 지점이었습니다. 감정 곡선은 사용자 경험의 깊은 층을 드러내고, 이탈의 진짜 이유를 설명해줍니다. 클릭 수, 체류 시간, 설문 응답만으로는 결코 보이지 않던 심리적 단절과 정서적 낙차가 곡선을 통해 시각화됩니다. 설계자는 이제 느낌이 아닌 데이터로 감정을 이해하고 조정할 수 있게 되었고, 이는 UX를 감각이 아닌 구조적으로 다듬을 수 있는 도구로 전환시킵니다. 뉴로저니는 이 감정 흐름을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디자인의 타이밍과 언어, 흐름까지 바꿀 수 있는 인사이트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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