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정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파도처럼 밀려올 때가 있다.
정돈되지 않은 것을 정리하고 싶은 게 아니다.
정돈되어있는 말끔한 상태의 것을 모조리 치워버리고 싶은 것이다.
잠못드는 새벽 옛 기억에 뒤척일 때면 파도는 더 거세게 밀려온다.
'그냥 지우고 싶다.'
정돈되어있는 듯 해보였으나, 사실 구석구석 밀어둔 것이나 대충 감춰놨던 것들의 일부분이 슬쩍슬쩍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난 왜 그때 놓지 않았을까.'
후회도 함께 밀려온다.
참고 넘길 수 있을 줄 알았던 내가 사실 변함 없이 미움을 품고 후회하는 그 상황조차 후회한다.
'도대체 나는 왜 이렇게...'
반복되는 삶의 방식에 질문을 던지기 시작한다.
그러나 사실 답을 알고 있으면서도 변함없는 내 모습에 또 다른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진다.
'나는 또 다시 이러겠지.'
변함없이 박힌 미운털을 빼지 못 하고, 참을 수 있을 거라 믿으며 마른 침을 삼킨다.
사람을 믿지 않는다면서 사실은 사람을 가장 믿는 나는 이러한 과정을 수없이 반복하며 살아갈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안엔 내가 없기에 끝도 없을 것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