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대책

by 느루 작가

일부러 얇은 옷을 여러겹 입었다.
절대 찬 바람이 들어오지 않게 하려고.
세차게 부는 바람과 겨울 공기가 너무나도 싫어서.
그럼에도 바다는 사랑해서 꾸역꾸역 나왔다.
높고 거칠게 철렁이는 파도를 볼때면 알 수 없는 용기가 내 안에 솟구쳤다.
오늘도 그것을 기대하며 밖으로 나선 것이었다.
해질 무렵 보랏빛으로 물들어가는 하늘 아래 홀로 서서 바다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왜일까 옷을 몇 겹을 껴입었는데도 몸이 서늘했다.
여느때보다 더 거칠게 몰아치는 파도에서는 감동이 느껴지지 않았다.
되려 나를 찰싹찰싹 때리는 것 같았다.
외롭다 느껴지니 내 몸은 더 식어가는 것 같았다.
바다를 사랑했던 그 마음이 식어서 몸이 덩달아 식어버리는 걸까?
이유를 모른 채 멍하니 서있다가, 고개를 푹 숙였다.
난 참은 적도 없는 눈물이 꾹꾹 숨어있다 터져버렸다.
내 마음이 허전한 건 날이 추워서 그런 것이리라,
내 안에 휘몰아치는 소용돌이는 바람이 세서 그런 것이리라 믿었는데,
그냥 나는 따뜻해질 수 없는 사람인 걸까?
저물어 가는 저 해가 내일이면 다시 뜰텐데
나는 세상이 영영 어두워질까 말도 안 되는 걱정을 하며,
우뚝 서서 내 발등을 적셔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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