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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 온실 Oct 06. 2022

가족 시 - 구름

2022. 10. 5 작

아빠의 시


감기에 걸린 아가

병원에 데리고 갔더니

네뷸라이저를 한다


아빠 제가 구름을 먹어요

구름은 무슨 맛이 나니?

아무 맛도 안 나요


아빠도 네가 아프니

살 맛이 안 나는구나

얼른 나으렴 아가야




고모의 시


아이가 아파 병원에 갔더니

구름이 나오는 네뷸라이저를 준다


구름을 먹는 아이

구름은 무슨 맛이 나니?

아무 맛도 안 나요


고모는 구름을 맛보게 하는 대신

맑은 하늘에 구름을 보여주고

인생은 살 맛난다고 말해주고 싶다




할아버지의 시


병원에 갔더니

아픈 아이에게 네뷸라이저를 준다


네불라이저에서 나오는 구름을 먹는 아이에게

구름이 무슨 색이니? 물어본다

흰색이요


할아버지는 주안이에게 구름을 보여주는 대신

검은 구름에 가려진 할아버지의 인생 구름은

네가 없애주라고  말해주고 싶다


얼른 커지렴 아가야.

할아비 더 꼬부라지기 전에...



같은 심상에 다른 시가 세 수

동상이몽이라 하겠다.

이뿐 아가 빨리 나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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