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관계론 - 새로운 관계에서 당신이 알아야 할 사실

품을 수 있는 관계와 그렇지 못한 관계

by 닥터 온실

관계에 대해 꿈 두 편을 보며 이야기를 해 보자


첫 번째 꿈이다. 꿈에서 예전 한때 인연이 닿았던 지인이 나왔다. 나는 그 사람에게 인사를 하였지만 그 사람은 인사를 받는 둥 마는 둥 하며 핑계를 대고 자리를 황급히 뜨는 것이었다.

꿈에서 깨고 나서 생각한 바가 있었다. 그 사람이 심지어 꿈속에서도 나를 그렇게 대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는 것이었다. 애초에 그 사람이 생각하던 나와의 관계와 내가 생각하던 그 사람과의 관계의 차이가 이런 상황을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하나 어릴 적의 나는 그러한 서로가 바라는 관계의 차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인연이 된다면 일단 받아들이고 보자는 주의였다. 때문에 결국 서로가 원하는 관계의 차이를 깨닫게 되고 그 때문에 멀어져 버리는 일이 몇 차례 있었던 것이다.

세상에는 품을 수 있는 인연과 그렇지 못한 인연이 있다. 그것을 쉽게 구분할 수만 있다면 타인과 관계를 통해 상처받지 않을 수 있겠지만, 그것이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을 파악하고 내가 그 인연을 품을 수 있는지 생각해 보는 것이다. 하긴 어쩌면 인연조차 다 운명에 의해 정해져 있기 때문에 그 시절 미숙했던 것 또한 다 인연을 위한 운명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 자신을 잘 알고 있다면, 더 좋은 인연들을 꾸려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두 번째 꿈에서 나는 처자식이 있는 몸으로 다른 사람과 소개팅을 완료하고 그 자리에서 바로 여자친구까지 만든 상태였다. 하지만 처자식이 있어서인지 일주일째 연락을 일절 하지 않았고, 일주일 만에 상대방에게서 카톡 연락이 왔다. 내심 욕하고 빠이빠이 하자는 연락이길 바랐건만 미리보기로 보니 '일주일째 바빠서 연락 없는 의사 클라스 무엇?'이라는 내용의 카톡이었다. 바빠서 연락 없는 줄 착각하는, 그리고 그러한 감정을 유머로 승화하며 감내하는 카톡 내용에 나는 조바심이 났다.' 아 이 관계를 어떻게 정리해야 하나.' 일단 기억나는 내용은 여기까지다.


꿈에서 깨서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20대 때의 나는 관계에 몰두하는 편이었다. 그렇기에 사람들과 새로운 관계를 맺고, 소통하는 것을 좋아했다. 카톡은 물론이거니와 당시에 있던 네이트온에서 몇 시간씩이나 동시에 여러 명과 채팅을 하고 웃고 떠들고 Sns 싸이월드며, 페이스북이며, 인스타그램까지 순차적으로 넘어오며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고 소통하는 것을 좋아했다. 관계에 있어 몰두하는 것을 넘어서 관계 확인(소통)의 부재에 대한 불안감까지 느끼고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꿈에서와 같이 관계는 한 번 맺으면 언젠가 끊어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상당한 에너지가 소모된다는 것을 깨달은 지금, 나의 인간관계는 상당히 제한된다. 카톡에 있는 사람 수도 모두 따져도 던바의 수를 넘지 않고, 인스타 소통하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주말을 보내고 있노라면 카톡은 조용하다. 평일에도 대부분 업무 관련 카톡뿐. 20대 때라면 불안감을 느꼈을 수도 있지만, 지금은 평안하다. 관계의 무거움을 잘 알기에.

새로운 관계를 맺거나 기존의 관계를 깊게 할 때는, 그 무게를 감당할 여력이 있어야 한다. 꿈속의 나처럼 감당 안 되는 상황에서 함부로 관계를 맺다간 언젠가 그 관계에 무게에 짓눌릴 수 있다. 이번 꿈을 자산지석 삼아 무의식을 탐구하고, 실생활에 잘 적용해야겠다. 미래에는 또 어떤 인연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나를 제대로 파악하여 거두어들일 인연과 끊어낼 인연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당신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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