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끝난 미래 엿보기

수술실과 코로나 이야기

by 닥터 온실

얼마 전 수술실에서 일하던 친구를 만났다. 다들 코로나 때문에 마스크의 불편함을 토로하는데, 그 친구는 전혀 불편함이 없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친구는 이미 오래전부터 하루 종일 마스크를 쓰는 삶이 익숙했던 것이다. 그뿐이랴, 수술방에서는 무균상태가 중요하기 때문에 철저한 손 씻기와 장갑, 수술복 등 일반인들이 생각하기엔 거추장스럽기 그지없는 추가 요구사항이 많다. 어떻게 보면 지금 코로나 때문에 지켜야 하는 사항들은 수술실에선 기본 중의 기본일 터였다. 때문에 그 친구가 힘들어하지 않는 것을 보고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우선, 마스크 쓰는 것도 이렇게 힘든데 그걸 일하는 내내 계속할 뿐 아니라 그보다 더 불편한 수술복에 모자까지 쓰고 일해야 하는 수술실 의료진들이 정말 고생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나도 수술실을 이 년간 경험하긴 했지만 내가 경험한 수술실에서의 시간과 불편함은 항상 일하는 분들에 비해서는 조족지혈 이리라.
여기서 더 나아가자면 그렇게 힘들게 일하는데도 불구하고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의료진의 고충까지 생각이 났고, 그것을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이 알아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코로나 때문에 그나마 대응을 잘하고 있는 우리나라까지 병상이 부족하여 자택치료라는 특이한 개념을 도입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렇게 저수가로 고생하는 특정 의료과들의 고질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머지않아 외과적 질병들도 자택치료해야 하는 미래가 도래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나는 코로나가 미래를 한층 더 빠른 속도로 당기는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생각이 그다지 허황된 생각은 아니라고 느낀다.

또 다른 생각으로는 미래에는 코로나와 같은 신종 질병의 출현이 이차, 삼차적으로 우려되기 때문에 미래의 생활상에서 수술복에 준하는 생활 방역이 생활화되지는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불과 일 년 전만 해도 우리는 거리의 모든 사람이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현실을 영화 '괴물' 같은 곳에서만 볼 수 있다고 생각했지, 그것이 현실화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와 마찬가지로 수십 년, 아니 근시일 내 미래에는 바깥을 나다니는 것이 수술방에서 수술복을 입어야 하는 것처럼 거추장스러운 행위를 동반해야 하는 일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여기서 또 더 나아가자면 이러한 언택트 관련 주식에 투자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그 생각은 이미 다른 사람들도 많이 하고 있는 것 같다. 실제로 미국의 원격의료를 실시하는 회사인 텔라닥의 주가는 최근 코로나 판국에서도 떨어지는 것 하나 없이 폭등하였다.

이렇게 생각을 하다 보니 결국 그럴 것이라는 생각에 정착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코로나만 끝나면...'이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우리는 과연 코로나가 정복된다면 과거의 생활로 온전히 돌아갈 수 있을까? 아니면 그 끝에서 또 다른 새로운 미래를 경험할 것인가? 오늘 해본 생각들이 그 정답을 말해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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