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방역의 커다란 허점

감염은 all or none

by 닥터 온실

나는 현재 아주 감사하게도 코로나의 청정 지역이라고 할 수 있는 곳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사정상 가끔은 수도권에 갈 일이 생긴다. 하여 지하철이나 버스를 이용하곤 하는데, 그때마다 느낀 것이 현재 방역 패스 정책이 놓치는 부분이 크다는 점이다.


세균과 바이러스의 전파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그래서 의대생 시절, 수술방이나 무균실에 들어간 초짜 의사, 간호사 실습생이 한순간 방심해서 무균 구역을 오염시켰을 때 모든 의료기기를 다시 세팅해야 한다. 그 실습생이 엄청나게 털리는 것은 당연하고.


그렇다면 그런 오염의 가장 큰 경로는 무엇인가? 바로 손이다. 접촉으로 병균이 전파된다. 그래서 드라마에 보면 의사는 무균인 상태의 손을 어디에도 접촉하지 않고, 발로 수술방 문을 열기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지하철에 있다면 한번 보라. 얼마나 많은 접촉이 일어나고 있는가? 사람들은 수많은 손잡이를 잡고, 만원 지하철에서는 서로 부비부비까지 한다. 그곳은 바이러스의 전파 통로가 될 수 없는가? 우리의 손은 우리의 호흡기며 소화기관과 수시로 접촉한다. 따라서 만원 지하철과 버스는 주요 감염 통로에서 배제될 수 없다.

그렇다면 지금 방역 패스를 대중교통에서 시행하고 있는가? 하다못해 대중교통에서의 거리두기는 시행하고 있는가?

손의 터치가 없는 공중화장실 소변기에서는 거리두기를 시행하고 있는데, 정작 터치가 가득한 만원 대중교통에서는 거리두기가 없다. 방역 패스도 없다.


바이러스는 때와 장소를 가려주지 않는다. 우리가 바쁠 때도, 일 할 것이 많은 때도, 바이러스는 봐주지 않는다. 대중교통은 꼭 이용해야 하는 공간이니 덜 전파되지 않는다. 그냥, 다른 식당 카페 도서관처럼 동일하게 전파된다. 아니, 그보다 더 잘 전파될 것 같다. 출퇴근 시간에는 그 밀집도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니 말이다.


따라서 현재의 방역 패스나 정책이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유럽에서 시행하던 완전 셧다운이 실행되어야 한다. 지하철이나 버스에서도, 혹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라면 동일하게 시행되어야 한다. 어떠한 예외라도 있다면 그곳이 전파 통로가 되기 때문이다.


꼭 감염내과 의사가 아니라도 의사라면 누구나 이러한 사실을 알 것이다. 나는 그래서 당연히 방역정책도 공정하고 효과적으로 시행할 줄 알았다. 그런데 현재 방역 정책의 담당자는 감염내과 의사도, 그냥 의사도 아니다. 그렇다면 자문의들이라도 목소리를 크게 낼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듯하다.


만약 정치적이나 경제적인 측면 때문에 종교시설이나 대중교통에서 방역 패스, 거리두기 등의 실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방역정책을 시행하기 어렵다면, 그냥 정책을 시행하지 않으면 된다. 그러면 소상공인이라도 살고, 국고라도 낭비되지 않겠지.


이러한 정책이라도 없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현재 증가하는 확진자가 위드 코로나 정책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것은 위대한 자연의 섭리를 생각하지 못한 말이다. 지금은 겨울이다. 감기 바이러스가 전파되기 위한 최적의 환경. 따라서 지금의 애매한 거리두기를 하던 안 하던, 확진자가 이전 1000명 이하 수준까지 가려면 최소 3월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면 그때서야 거리두기가 효과가 있다고 하면서 완화를 하겠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같은 이야기이고, 주식이 내리고 오르는 것에 이유를 붙이는 것과 같은 이야기이다.


감염은 all or none이다. 청결하지 않은 손에 한 번 닿은 수술 도구를 아깝다는 이유로 다시 쓰는 의사는 없다. 현재 애매모호한 방역정책은 감염은 감염대로 불러일으키고 경제적 손실과 세금, 인력 낭비는 낭비대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부디 의료 전문가가 방역의 헤드쿼터가 되어 정책을 결정하여, 실효 있는 강력한 정책이 나오거나 아예 정책을 백지화하여 소상공인 피해를 줄이는 둘 중 하나의 국면이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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