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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슨한 빌리지 Dec 21. 2017

0. 연애소설을 읽겠습니다

<책으로 배우는 연애> 프롤로그

어떻게 하면 연애를 잘 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을 하게 된 것은 두 번째 연애가 처절하게 끝나고 난 어느 즈음이었다. 물론 이렇게 제대로 된 문장으로 질문을 맞이했다기 보다는 크나큰 상실감과 끝없는 자책, 괴로움 속에서 다양한 고민들이 터져나온 것이었다.


  사실 그 이전까지는 내가 제법 연애를 '잘' 한다고 생각했었다. 그 이유는 첫 연애가 꽤나 오랜 기간 큰 트러블도 없이 잘 유지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엄청난 오만이었다. 오히려 내가 연애를 잘 했다기 보다는 상대방이 너무 좋은 사람이었고, 말하자면 그가 연애를 잘 했던 것이었다.


  어쨌거나 두 번째 연애를 끝나며 했던 또 한 가지의 생각은 '연애를 좀 더 많이 해볼 걸...' 이라는 것이었다. 더 많은 사람을 만나보고 더 많은 상황을 맞이해보았다면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좀 더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랬다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잃지 않을 수 있었을텐데.


  하지만 말이 쉽지 연애를 많이 한다는 것은 그렇게 쉽지 않은 문제다.


  우선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쉽지 않다. 나이가 들면서 더 이상 자연스럽게 새로운 모임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경우가 많지 않다. 그렇다면 결국엔 소개팅으로 만나야 하는데, 그 과정은 정말이지 번거로울 뻔 더러 서로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나 잘 이루어진다는 것은 연말 버프 없이는 쉽지 않은 것이다. (그래요...! 지금입니다!!! 아니 이미 조금 늦었습니다ㅜㅜ)


  그리고 사실 더 솔직한 이유는 더 이상의 실패가 두렵다는 것이다. 연애를 많이 한다는 것은 결국 많이 헤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는 과정 속에서 얼마나 많은 감정적 괴로움을 겪어야 하는가. 헤어짐도 반복하다 보면 익숙해진다지만, 굳이 그 괴로움을 겪어가면서까지 익숙해지고 싶지 않았다. 익숙해진다는 사실이 싫기도 하다.



  그래서 그 대안으로 연애 소설을 읽기로 했다. 갑자기 왜 소설이냐고 하겠지만, 소설만큼 연애에 대한 개인적인 내면을 잘 들여다볼 수 있는 것도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각 소설 속에 녹아들어 있는 작가들의 연애관, 또는 연애 비법들을 읽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았다. 또 드라마, 영화보다는 소설이 좀 더 현실적이고 구질구질한 연애 이야기가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다.


  10번의 연애를 하는 것은 어렵지만 10권의 연애소설을 읽는 것은 조금 덜 어렵겠지라는 마음으로 연애소설을 읽으련다. 연애소설을 읽으며 소설 속 인물들은 어떻게 연애를 하는지, 어떤 위기를 겪는지, 만약 나라면 어떻게 했을 것인지를 고민해보겠다. 그리고 지극히 개인적인 이 과정이 나처럼 연애를 고민하고 있는 누군가에게 하나의 조언, 또는 함께 고민하는 장이 될 수 있다면 더욱 즐거울 것 같다.


  연애소설을 마스터하고 나면 연애 또한 마스터할 수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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