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차 백엔드 엔지니어는 퇴사와 자유를 그려본다.
2024.10
이 이야기의 도입부를 어떻게 장식하는 것이 좋을까
Sometimes you gotta run before you can walk
때로는 걸을 수 있기 전에 뛰어야 한다.
항상 어디서든 일보다는 사람이 제일 힘든 것 같다.
하지만 서울에서 만난 내 첫 회사는 좋은 사람들이 가득했다. 적어도 가득하다고 느꼈다.
좋은 사람들이 많으니 그렇게 쌓여가는 정들은 어느덧 내가 이곳에서 일하는 가장 큰 이유가 되었다.
하나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웅덩이를 흐린다고 하던데, 좋은 사람들이 아무리 많아도 나쁜 사람 한 두 명이 그 전체의 물을 점점 탁하게 만드는 것 같다.
한 명씩, 한 명씩, 내가 이 회사에 취업한 즈음부터 좋은 사람들이 떠나갔다. 그맘때쯤엔 아쉬웠고 또 온전하게 이해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내가 이 회사에서 꽤나 오래된 사람이 되고 나서보니 이 회사의 문제들과 좋지 못한 사람들의 행각을 온몸으로 체감했다.
퇴사. 이직. 그런 단어들을 스스로 고민했던 때가 몇 번 있었다. 하지만 때론 시작하는 것보다 멈추는 것이 더 어렵다. 그렇게 결국 3년이라는 세월이 훌쩍 흘러간 것 같다. 사실 3년은 정말 짧은 시간이고 아직 나에게 있어서는 더 많은 사회생활과 경력이 필요할지 모른다.
하지만 나는 항상 근시안적인 사고를 벗어나려 노력하는 편이다. 나는 어떤 사람일까. 그리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그 고민의 끝은 내가 20대의 마지막을 어떻게 보낼지 결정하게 만들어주었다.
경력도 돈도 없고 능력도 당장 되지 않을지 모르지만 "이것만 더', '저것만 더' 하다 보면 결국 정말 해야 할 때를 놓칠지도 모른다고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그래서 그렇게 준비하다 보니 취업도 늦어졌었고, 사기를 당해 보면서 돈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고, 회사에서의 번복되는 말들과 거짓들에 무언가에 쏟는 시간의 의미가 희미하게 변색되기도 해보았다.
언제든 실패할 수 있다. 아니, 언제든 실패한다. 그렇기에 실패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 지금의 나는 실패하더라도 제일 타격이 적은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20대의 마지막.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것과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해보려 한다.
첫 번째로, 이 도전은 뭔가 그럴싸한 근거와 배경 아래에서 시작한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단지 말 그대로의 이상일뿐이다.
"올바르지 못한, 항상 말 뿐인 갑을 관계의 회사 생활을 이젠 그만두고 싶다."
"해외로 나가 더 많은 세상을 돌아보며 더 넓은 시야를 가지고 싶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벗어나서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은 만큼 하면서 살고 싶다."
"세상의 수많은 좋은 사람들이 행복하게 일을 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
이 이야기의 끝이 어디로 갈지는 모르겠지만, 아직 결말을 모르는 지금에만 쓸 수 있는 이야기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 글을 읽을 여러분도, 이 글을 쓰는 지금의 필자처럼 아직 결말을 모르는 채 자신만의 이야기들을 써내려 가야 할 테니까.
두 번째 이유는 이렇게 글을 써 내려가는 것으로 스스로의 의지를 다잡기 위해서이다.
굳이 한국에서 해도 되는 것을 해외로 나가서 하는 이유가 몇 가지 있지만 가장 큰 부분은 노력할 의지를 얻기 위해서이다.
흐지부지되는 일들이 많지만 이번에 내가 할 일은 무엇이 되고 어떻게 되든 그 끝을 보려고 한다.
세 번째 이유는 이 이야기가 다른 이들에게 힘이 되길 바라서이다. 다들 어떤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나의 이야기를 듣고 무언가 도움이 되고 영감이 되고, 또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다. 다들 한 번씩은 꿈꾸는 상상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