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지만 반갑지 않은 오랜만에 느껴본 이 감정
미움을 오랜만이라고 표현하다니…… 전반적으로 행복한 사람이었나보다. (이런데서 이상하게 우월감을 느끼는 나. )
그녀를 만난건 8월말이었다. 회사에 급하게 인력이 필요해 파견업체에 요청했다. 우리는 SNS에
카드뉴스를 올릴 사람을 뽑았는데 영상편집부터 공문작성까지 팔방미인이 지원했다. 게다가 주ㄴ대기업, 공기업 근무경력도 있다.(사실 이 대목에서 의심이 갔지만, 과거이력에 대해 고용형태를 묻는건 매너가 아니므로 스킵했다) 의심없이 당연히 채용했다. 하지만 너무 쉬운 면접이어서였을까 출근당일부터 말썽이었다. 지각… 또 지각, 무단결근.
그때 나는 이미 알고 있었던것 같다. 우리는 같이 갈수 없음을. 하지만 내 선택에 대해 돌리기 싫은 리마음, 업무 공백이 싫어 어떻게든 같이 가려고 출퇴근시간 등을 조정해 가며 맞춰주었다.
- 출퇴근 시간을 조정해도 기본 5분은 항상 늦었고
- 일단, 일의 완성도가 떨어졌다
- 무얼 물어보면 둘러대는 말이 더 길었다
- 출퇴근 시간이 일정치 않아 업무지원이 필요할때 도와줄수 없었다
- 업무를 지시하면 인터넷에 검색하면 나올일도 질문하는 경우가 다수였다.
- 준 피드백이 다음에는 반영되지 않는경우가 다반사였다 (피드백을 주느라 너무 많는 에너지를 쏟았음에도)
- 시키지 않은 일을 했다.
- 메일 실수를 했다. (외부 사람에게 실수에 대해 이야기)
- 입냄새랑 머리 정수리 냄새가 심했다
그녀에 대해 난 점점 지쳐갔고, 미움이란 감정이 생겨났다. 신기한게 직장에서 자기 밑에 누군가가 있으면 상사들은 또 그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노오력을 한다. (진심이 아니어도) 눈치가 보여 커피라도 사게 되는 것. 처음엔 품어주려 했지만 그 과정에서 나의 많은 에너지를 쏟았다는 걸 알게됐다. (난 또 그 실수를 반복했구나)
5년전에 다녔던 회사에서 내 밑에 남자직원이 있었다. 그는 내 밑에 있는것에 대해 많은 불만이 있었다. 기자 관계도 본인이 더 좋고, 업무 지식도 자기가 더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그는 너무 투덜이였다. 사실 업무 지식도 얕았거니와 그 지식을 활용하여 자료 하나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냥 내가 싫었던 것이다. 살면서 누군가에게 대놓고 미움을 받아본일이 없는 나는 (물론 내생각일수 있지만) 상처받았었다. 매우. 결국 그는 다른팀에 내 욕을 너무많이 하고 다녔다. 나는 그를 내보내기위해 근거를 찾았고, 업무메일 회신이 하루 늦어진 걸로 태클을 걸었다. 마침 이직 준비중이던 그가 퇴직서를 내밀었다. 참, 글을 쓰며 반추해보니 씁쓸하다. 하지만 그때 일의 교훈을 스스로 새기지 못한것 같다. 이 글을 통해 정리해보면
1. 내 밑의 사람이 내 사람이 아닐때는 정리할것
2. 과도한 에너지를 쏟고 밑의 직원이 미워지는 시점에는 정리할 것
3. 밑의 사람이 나를 무시하지 못하도록 말과 행동를 기품있게 할 것
4. 밑의 사람이 나를 무시하지 못하도록 업무전문성을 갖출것
5. 똘똘하고 스스로 알아서 잘 하는 하사라면 자율권을 주고 많이 붙돋아 줄 것
6. 직원과 친하게 지내고 치얼업하는 방법을, 밑의 사람들의 환심을 사는 나만의 방법을 개발할것
7. 나의 윗 사람과 관계가 끈끈한 것을 보여줄 것
특히 6번이 내가 약한 부분이기도 하다.
솔직히 윗 사람이라고 오ㅐ 밑의 사람 환심을 사고 싶겠는가. 남이고, 잘 보일일도 없는데 말이다. 하지만 위로 올라가는 걸 피할수 없으면 장착해야한다. 아랫사람의 환심을 사는 방법을 (나의 상사와 관계가 돈독한걸 보여주는 것도 한 방법이기도 하고)…
오랜만에 나에게 찾아온 미움의 감정.
참 인간관계는 아무리 책을 읽어 공부를 한다해도 실천하는게 쉽지 않은것 같다. 그리고 미움이 싹트니 회사나, 집이나 오로지 그에 대한 생각뿐이다.
자기전에도, 출근할때도, 좋지 않은 생각.
그리고 생각속에서 끊임없이 그를 이해하려고 한다. (대체 왜 그런 행동을 했지?? 하며 말이다)
그런면에서는 미움은 좋아하는 감정과 닮았다.
오늘의 미움이 교훈있는 미움으로 남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