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나쁜엄마라고 부를거에요

어제 아이를 호되게 혼냈다.

내새낑 ㅜㅜ 다시 회상해도 마음아프네


그런데 혼날만 하긴 했다.

첫번째. 독서학원 숙제를 안했다.

두번째. 학원 숙제 안한걸 거짓말 했다.

세번째. 주산암산 숙제도 안했다.


숙제를 안한데다

괘씸죄까지 더해져

구두헤라로 엉덩이를 세게 3번 때렸다.

아픈만큼 다시는 잘못하지 않도록.


아이는 너무 아픈지 씩씩거리며

방문을 닫고 들어갔다.

잠시 후 침대에서 발을 구르는 소리가 났다.

제 분에 못겨운 아이가 내는 소리.

놀랐다. 아이의 행동에서 분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아이가 많이 컸구나. 이제는 조금더 세심히 아이의 감정을 봐야하는 시기인가보다.



조심스레 문을 열고

다시 단호하게

“기분이 나빠도 할일은 해야지!”하며

숙제하라고 했다.



아이는 씩씩거리며

“나는 이제 엄마를 나쁜엄마라고 부를거에요” 라고 말했다.

피식 웃음이 나왔지만, 웃으면 안된다. 아이의 감정을 무시하는게 되니까.

다시 이성적으로 잘못을 짚어줬다.

“숙제 안 한거 누구지?”

“거짓말 한거 누구지?”


그리고 아이 책상을 정리하고

숙제를 펴놓고 다시 나왔다.


철렁했다. 나쁜엄마라고 부른다니……

아이가 내게 할수 있는 최고의 나쁜 표현이었다.

그 말 자체도 순수해서 귀엽다는 생각과 동시에,

나쁜말을 해서 엄마 마음에 상처를 입히겠다는 아이의 마음에 금방 서운해졌다.



백화점에서, 길거리에서

아기나 유아기의 영아를 자주 마주친다.

난 그 아이들이 너무 예뻐서 고개가 돌아갈정도로 본다. 그리고 그 옆에 부모를 부러운 눈빛으로 본다.

그 시기는 그냥 딱 예뻐만 해도 되는 시기다.

서툴러도, 버릇없어도 그냥 앙증맞고 사랑스럽다.

무조건적으로 예뻐만해도 되는 시기가 그 시기다.



이제 좀 자라 공부를 시켜야하고,

예절과 기본 태도를 가르쳐야하면

부딪히는 일이 많아진다.



“오늘 하루는 어땠어?”

“재미있는 일 있었어?”

“누구랑은 어땠는데?”

“급식은 뭐가 나왔어?”

나도 아이랑 조잘조잘 일상을 나누고 싶은데,

어느새 내 입은 엄마를 향해 이야기 시동을 거는 아이를 보며

“숙제에 집중해” 라고 말하고 있다.


그런 일상이 쌓여

우리 아이에게는 엄마가 나쁜엄마가 되고 있는걸까?


우리 아들, 마냥 예뻐만 해야하는 그 영유아기에

나는 왠지 이렇게 키우면 버릇나빠질것 같은 불안함에 많이 혼냈던것 같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정말 너무 후회된다.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을 보면

여름 들밭에 핀 잡초처럼 하루가 다르게

싱싱하고 건강하게 쑥쑥 자라고 있다.

힘든 하루를 보내다가 퇴근 후

그리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아들을 보면

마음이 참 뿌듯하고 차오름을 느낀다.


미래의 나는 지금의 나를 돌아보며,

또 그때 더 예뻐하고 북돋아줄걸

후회할것 같다.


그래 매일잡는 공부습관도 중요하고

학원숙제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지금의 내 아이를 사랑하고

그 사랑을 표현하는것이 더 중요하겠지.


사랑해 아들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어서,

특히 초등학교 3학년 남자애 엄마는 처음이어서

오늘 또 이렇게 배워갈게.


너와 함께한 나이트 한강 라이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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