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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출근길 성장 에세이 Jun 02. 2021

일을 잘할수록 일이 늘어나는 마법

일 못해도 OK! 조금만 천천히 성장하자

화사에 입사한 지 6개월밖에 되지 않은 나는,

이전 회사에서 10년 정도 경력을 갖고 있었지만,…… 여전히 회사 적응이 어렵다.

그리고 이전 회사와 마찬가지로 업무 폭풍에 허덕이고 있다.

정말 일 복을 가지고 다녀서 그러는 건지 몰라도…… 어딜 가든 일이 많다.


올해 내게 배정된 사업은 총 4개였다.

사실 올해 초에는 시보 기간이었기 때문에 ‘일이 많다’고 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었다.

4개 사업인 데다 새로운 수탁사업도 떨어졌다. 그 사업은 나의 기존 사업을 모두 잠식해 버릴 정도로 업무량이 어마어마한 사업이었다.


1. 외부에서 돈을 받아서 하는 수탁사업

2. 정부 중앙부처가 발주기관인 사업

3. 총 4.5억 원의 사업(홍보 분야에선 규모가 큰 편)


본 사업도 많은데, 미래학교 사업까지 떨어지니 이건 뭐……

그 이후부터였을까, 구직사이트를 돌아다니며 이직을 할까? 누가 조금만 건드려도 분노 상태가 계속됐던 것 같다.


결국 과도한 업무, 입사 6개월 차 신입(사기업 10년 차 경력직)으로 내부 업무방식 모름, 정부부처 담당자의 명확하지 않은 커뮤니케이션 및 잦은 업무 변경 등으로 사업은 진척되지 않았고, 결국에는 우리 부서의 모든 대리님들이 이 사업에 뛰어들게 됐다.


과정에서 부서장은 육아휴직을 거론했고,

팀장은 관두고 싶다 고 말했고,

다른 두 대리님의 깊은 한숨,

나는 상사들에게 두 번 들이받았다.


이런 과정들을 거쳐,

그 어마어마한 사업의 업무분장이 다시 됐는데

사업의 3개 과업이 빠졌고, 나의 본 사업도 축소됐다. 오늘이 바로 그날이다.


내 업무를 받은 같은 동료에게는 미안해서 쥐구멍이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다.

원래 이렇게 돼야지 맞았던 것 같기도 하고,

그 동료분이 일을 너무 잘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내가 그 분보다 일을 못하는 건 매우 속상하지만

그래도 나의 업무를 덜어낸 건 매우 잘 된 일이다.


이 회사에 다니며 근 6개월 동안,

부서장에게 업무가 많다고 어떻게 피력해야 할까?

일을 줄여달라고 어떻게 말할까? 유튜브를 찾아봐도, 책을 찾아봐도 그에 대한 답은 없었다.

하지만 오늘 답을 찾았다.

(슬프지만) 당신이 일을 못하면 된다.



지난 6개월 동안 나의 모습이 나도 만족스럽지 못하다.


- 공문을 올리면 5-10번 수정되고 결재가 나는 모습

- 내부 규정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업무가 오히려 늦어진 부분

- 문서 내 오탈자

- 문서 내 줄 바꿈 및 들여 쓰기 내어 쓰기 맞지 않음

- 결재 문서에 붙임 파일 확인하지 않는 점


정리해보면 위와 같은데, 그런 점들이 하나씩 쌓여 ‘나의 업무 못함’을 만들었고, 그 결과 업무가 잘하는 동료에게 가버렸다. 아니 갔다!

좋지만 마냥 욕심도, 생각도 없는 바보처럼 좋아할 수만은 없네.


그래서 오늘의 결론은 뭐냐고?

일을 줄이고 싶나? 최고의 방법은 일을 못하는 것이다. 일 잘하면서 칼퇴하고 싶나?  신기하게 당신이 일을 잘할수록 일이 늘어나는 마법을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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