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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출근길 성장 에세이 Oct 21. 2021

내가 무엇을 하고 싶냐면요......

휴직 51일차 직장인이다. 

간간히 들려오는 회사의 소식은 역시 직장이라는 곳은 똑같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여전히 바쁘고, 여전히 정신없고, 일이 많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겠구나. 

날이 추워졌으니 더욱 출근하긴 싫겠다. 


오랜만에 스타벅스에서 노트북을 켜고 글을 쓰기 시작한다. 

이번 글은 재난에 대한 책을 읽고 쓰는 독후감이다. 

주석까지 장장 700페이지에 달하는 책이다. 

게다가 외국책이어서 인물간의 관계도 잘 외워지지도 않는데다가 실제 일어난 사건을 기사 형식으로 나열했기 때문에 (나의 부족한 독해력으로는) 컨텍스트가 잘 잡히지 않는다. 

예를들어 생명의 존엄성에 대해 이야기 하다가 나치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생명의 구조 우선순위에 대한 미국 내 매뉴얼에 대해서 소개한다. 그리고 어떤 환자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그 환자의 젊은 시절을 2-3페이지에 걸쳐 묘사하고 이어서 그 환자를 간병하는 딸이 얼마나 헌신적으로 간병하는지가 나온다. 

그 환자는 잠시 스쳐가는 인물인데, 그러다보니 스토리라인이 난잡하다...... 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마치 지금 내가 쓰고 있는 주저리 주저리 글처럼 말이다. 


오늘 친구(나의 암을 진심으로 걱정하는)와 통화를 하다가 

"그래서 너는 무엇을 하고 싶은데?" 질문을 받았다. 

휴직 이후에 계획을 묻는 질문인데, 질문은 받은 찰나 많은 생각이 스쳐갔다. 

친구는 자기가 하고 있는 아파트 단지내 공부방을 추천했다. 

"애 보면서 하기에는 이만한게 없어. 정년도 없고"


나는 아직 젊나보다. 

무엇을 하고 싶냐는 질문에 떠오른 생각들이 많았으니깐.

돈이 아니라면, 월급이 아니라면 다양하고 재미난 일들을 시도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하루 100km는 거뜬히 찍을 수 있는 사이클러

필라테스로 탄탄하게 다져진 몸을 자랑하는 건강한 30대 

서울의 모든 도서관을 투어하기 

갤러리 다니면서 그림에 대해 연재하는 글쓰기

동네 도서관을 다니면서 책 읽고 글쓰기

영어실력 열심히 쌓아서 자막없이 미드보기

내 책 쓰기 


모두 돈이 안되는 취미생활 수준의 것이지만, 이런 일들이라면 즐겁게 할 수 있을텐데. 


그 중에서도 무엇을 하며 밥벌이를 하겠냐는 취지의 질문에, 

가장 꼭 들어맞는 나의 대답은?


'나 글을 쓰면서 밥벌이 하고 싶어.작가가 되고 싶어.'


하지만 나는 친구에게  


"다시 회사에 복귀해서 열심히 돈 벌어야지. 일하는게 오히려 내 성격에 맞는것 같아" 라고 말했다.


스스로에게 말하며 쇠뇌하기.

대한민국 직작인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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