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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출근길 성장 에세이 Oct 23. 2021

너의 연애는 참 예쁘다

결혼 7년차에 접어드는 아줌마이다. 

(아줌마임을 부정하고 싶지만 이미 나의 생활패턴과 언어습관은 아줌마가 되어가는 중......)


나에게는 6살 어린 여동생이 있는데

동생은 5년여의 솔로 생활을 청산하고 올해 남자친구를 사겼다. (귀여운 녀석) 

연애 2달째인 그녀, 

요즘 꼬리 아홉개 달린 불여우가 남자친구 주변을 배회하고 있어 - 어디까지나 그녀의 말 - 

연애가 어렵나 보다. 


뭐 이런식이다. 

주말에 만나기로 했는데 남자친구에게 자꾸 연락오는 불여우가 거슬려서, 

그날 미뤘던 2차 백신접종을 하고 남자친구를 만나지 않았다. 

약속이 취소된 남자친구는 사업 관련 이야기를 하려고 그 불여우를 만났다는 것. 

그리고 3시간째 연락없었다는 것.


충분히 질투날 상황이다. 

그럼 동생은 남자친구한테 "P군 나는 이런게 이런게 서운했어. 그 여자 만나지마! 나를 불안하게 하지마!" 이렇게 솔직하게 자기 마음을 털어놓으면 될것을. 

그렇게 말하지 않고 무언의 화만 계속 내고 있다. 



동생의 말을 들으며 20대 나의 연애를 회상해 보게 된다. 

나도 오빠(지금의 남편)가 어떤 여자와 1시간 정도 티타임 한다고 하면, 

이유를 불문하고 불안했고 그 불안을 오빠에게 신경질과 짜증, 묵묵부답으로 되받아쳤다. 

그때의 나는 많이 불안했고 두려웠다. 그만큼 오빠는 참 답답했겠지.



지금의 나는 같은 상황에서 오빠에게 

"오빠 OOO 만나면 국물도 없을줄 알아. 30분마다 한번 카톡하고 1시간만 딱 만나고 돌아와!"

이렇게 강하게 오빠를 단도리 시키지 않았을까. 



동생의 이야기를 들으며 오랜만에 풋풋한 연애감정, 그때 조마조마했던 심정이 떠올랐다. 

그때는 '더 사랑받고 싶어. 나에게 확신을 줘' 이렇게 말하지 못했을까. 

솔직한 나의 마음을 털어놓지 못했을까. 

그래서 연애가 어렵고 풋풋한거다. 

오랜만에 그 나이대에만 할 수 있는 싱그러운 연애 이야기를 들으며 

내 가슴속에 감정이란게 움직이는 걸 느꼈다. 

지금은 평안한 하루하루에 '내 마음 잔잔한 호수처럼' 요동이 없다. 잔잔하고 고요하다. 심심하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생각해보니 나의 20대 시절에는 하루는 울고웃고 그렇게도 많은 감정이 요동쳤던것 같다. 피곤할정도로.

심심한 요즘에는 그때의 조마조마했던 시절이 그립기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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