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치열했던 2021년도를 마감하며
2019년, 2020년…… 그리고 2021년
나의 연말도 새해도 기억이 나진 않지만 분명한 건 나이가 들어갈수록 나이들어갊에 무뎌진다는 것이다. 그저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면 된다는 마음뿐이 더. 남들 쉬는 크리스마스이브에도, 12월 31일에도, 출근하며 속으로 되뇐다. ‘특별할 것 없는 연휴네 이런 날에도 출근하면 뭔가 보상이 있겠지’ 하며 말이다.
36살, 열심히 살았다고는 말할 수는 없으나
성실하다고는 말할 수 있겠다.
나이 들었다곤 할 수 없으나, 나이가 적지 않다고는 말할 수 있겠다.
철이 들었다곤 할 수 없으나 철이 없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그렇게 나는 오늘, 7호선 지하철에서 21살에 건넜던 청담대교를 15년 후인 지금 다시, 또 건너며 올해를 마무리하는…… 동시에 새해를 맞는 글을 적고 있다.
올해 갑상선암이라는 ‘암’ 덩어리를 발견하며 나의 삶에 커다란 변화가 있었다. 감사하게도 회사에서는 6개월의 나를 돌아보고 챙길 시간을 주었고 그 시간을 매일 감사하며 보냈다. 돌아보면 참 감사한 한 해였다.
쉴 수 있어서 감사했고 쉬면서도 나는 쉴 수 없는 사람임을 발견해서 감사했다.
자전거 초보에서 이제는 라이딩이라는 말을 쓸 수 있을 정도로 자전거 실력이 성장했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우리 아들의 여섯 살 페이지에 행복한 추억을 쌓았다.
언니에게 내가 믿고 확신하는 주님에 대해 전할수 있었다.
아주 작은 글짓기 대회에서 수상했다.
반신욕을 좋아하지만 반신욕을 하면 안되는 사람임을 알았다.
가방을 살 때는 a4 용지나, 단행본 책이 들어가는 가방을 사야되는 사람임을 알았다.
가족이 있어 행복했다.
이렇게 올 한해를 정리해보니 참,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것 같다. 정작 내가 한 일은 기억에 남지 않고 맺었던 관계들과 내가 하고 싶어서 소신을 가지고 한 일, 나에 대해 알아가는 일들이 더 기억에 남는다.
내년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일단 연초부터 수술과 나의 복직, 오빠의 대구발령만해도 커다란 이벤트이다.
내년에도 커다란 욕심 부리지 않고
주어진 상황에서 정확하게(헛군데 집지 않고) 노력하며 나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야겠다. 특별히 기타를 배우는게 힐링도 되고 재미있는데 기타를 배우고 싶고, 정말 건강해지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식단관리와 꾸준한 운동은 필수다. 그리고 정말 든든한 자매공동체를 만들고 싶다. 그리고 언제나 내 손을 잡아주시는 그 분과 매일 동행하고 싶고, 그 분을 더욱 알아가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미라클 모닝 화이팅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