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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everlish Apr 01. 2019

냉정한 이타주의자

우리 모두는 무언가를 얻기 위해 행동한다.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 식사를 한다. 마음맞은 친구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에너지를 충전한다. 돈을 벌기 위해 일을 나간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뜻에서 봉사활동을 하기도 한다. 행동을 하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소비해야 한다. 각자가 가진 소중한 시간과 돈, 에너지를 소비해서 행동을 해야 무언가를 얻을 수 있다.


우리는 우리가 행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과 행동에 소비할 에너지를 비교하여, 행동을 할지 하지 않을지 선택한다. 때로는 우리가 소비할 자원을 면밀히 분석하여 투입대비 최대의 산출을 얻을 수 있도록 ‘효율적'인 선택을 한다. 투입되는 자원과는 상관없이 가장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효과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선택에서 우리는 결정의 이유를 분석하기 않고 선택의 결과를 예상하지 않고 은연중에 선택을 한다.


이는 우리가 좋은 뜻에서 자발적으로 하는 기부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어떤 곳에 기부를 해야 내가 기부하는 돈이 가장 큰 효과로 이어질지 고민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깊은 고민이 동반되지 않은 선행은 오히려 더 안좋은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자선/기부단체의 홈페이지와 지출내역을 살펴보고 기부하는 것만으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 


‘효율적 이타주의는 ‘내가 가진 능력으로 세상을 얼마나 바꿀 수 있을까?’를 자문하고 증거와 신중한 추론으로 그 해답을 찾아 나가는 것이다.’
남을 도우려 할 때 돈을 ‘잘’ 쓰는 것과 ‘가장 잘’ 쓰는 것의 차이는 어마어마하다.

우리는 주어진 자원과 조건 하에서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세상에 선을 베푸는 '효율적 이타주의'를 통해 이타적 행동을 해야 한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세상은 한 명의 개인이 이해하기에는 너무나 크고 복잡하다. 그래서 내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의문과 두려움을 품기도 한다. 저자는 이러한 생각에 반대하며, 한 명의 행동이 세상을 바꿀 수도 있다고 이야기한다.

개인은 변화를 일으킬 수 없지만 수백만 명의 개인은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역설 말이다. 그런데 수백만 명의 행동은 수많은 개인들의 행동이 한 데 모인 총합이 아닌가. 이 역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기대가치라는 측면에서 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당신이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당사자가 될 확률은 아주 낮지만 당사자가 되기만 하면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고, 더 많은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고, 세상에 더 큰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가 하는 일의 기대효과를 분석하고, 이를 위한 비용을 따져볼 수 있는 분석적 사고방식이 필요하다.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얼마나 큰 혜택이 돌아가는가?
이것이 최선의 방법인가? 
방치되고 있는 분야는 없는가?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성공 가능성은 어느 정도이고 성공했을 때의 효과는 어느 정도인가?
중요한 건 ‘누가’ 그 일을 했느냐가 아니라 그 일이 ‘효과’가 있었는지 여부다.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가늠하는 건 당신의 행위로 인한 결과와, 당신이 아니었더라도 어차피 일어날 결과의 차이에 달려 있다.


이 책을 통해, 내가 기존에 가지던 생각이 고정관념이었으며 내 생각들이 틀릴 수도 있겠구나, 라는 점을 다시 깨달았다. 나는 기존에는 남을 돕기 위해서는 내 자신이 가진 것을 떼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내 삶을 지속하면서 타인을 돕기 위한 방법도 있다고 이야기한다.

남을 도우면서 안락한 삶을 누리는 것도 이타주의다. ‘효율’은 주어진 자원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거둔다는 의미다. 중요한 건 효율적 이타주의가 ‘그만저만한’ 선행을 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힘닿는 한 최대한의 효과를 거두려고 노력한다는 점이다. 어떤 선행이 효율적인지 판단하려면 착한 일에도 질적인 차이가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기부를 위한 돈벌이는 남을 돕는 데 매우 효율적인 방법이다. 선진국의 평범한 노동자가 전 세계적으로 볼 때 상위 몇 퍼센트에 해당한다는 사실과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전 세계 극빈층에 큰 도움을 주는 단체들이 있다는 점을 십분 활용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이야기한 '일을 고르는 방식'에 나는 적극 동의한다. 나는 내 일을 찾기 위해 2달간 고민했다. 내가 좋아하는 일과 잘할 수 있는 일, 그리고 앞으로 가능성 있는 분야라는 세 개의 원을 그리고 그 교집합에 개발이 있지 않을까 라는 결론을 내렸다.

자신에게 딱 맞는 직업을 찾으려면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은데, 다음 질문에 답하다 보면 어떤 요소에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할지 판단할 수 있다.
- 이 일이 내 적성에 맞는가?: 나는 이 일에 얼마나 만족하는가? 즐겁게 일할 수 있는가? 금세 관두지 않고 오래 일할 수 있는가? 이런 유형의 일을 (다른 사람이나 다른 일과 비교해 볼 때) 얼마나 잘하는가?
- 이 일을 하면서 얼마나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 내 노동력, 부하 직원, 예산, 수입, 사회적 지위 등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자원은 충분한가? 내가 이 자원들을 동원해 힘을 보태려는 명분은 과연 효율적인가?
- 이 일이 내 영향력을 키우는 데 얼마나 보탬이 되는가? 이 일을 하면 역량, 인맥, 자격을 갖추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 이 일이 다른 기회를 열어 줄 것인가? 이 일을 하면서 이 다음에 하고 싶은 일에 대해 배울 수 있는가?


우리는 모두 각자가 원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자신만의 방법으로 행동을 하고 있다. 그 행동의 결과들이 모여 세상이 만들어지고 변화한다. 항상 이러한 책을 읽고 나면, "그래서 나는 이제 어떤 걸 해야 하는가?" 와 같은 물음이 생기곤 한다. 내가 원하는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 그 세상을 만들기 위해 나는 어떤 것을 해야 할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어떤 것일까.


효율적 이타주의를 일상적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워라.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실천 목록을 작성한다. 실천 계획은 명확하고 구체적이어야 한다. 기부를 계획 중이라면 기부 금액과 기부 시점을 적어 둔다. 윤리적 소비를 실천할 생각이라면 어떤 상품을, 언제부터 바꿀지 정한다. 세상에 보탬이 되는 직업을 갖고 싶다면 구체적인 실행 단계에 대한 정보 수집에 할애할 시간과 날짜를 적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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