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쓰는 이야기

: 작가가 된다면?

by CP

내가 쓴 글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영화로 만들어지고, 세상 사람들의 워너비가 된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그런 일을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이야기의 시작은 아주 작지만 큰 바람에서 시작되었다. 고등학교 3학년이던 2017년에 시작한 이야기는 2022년의 끝이 보여가는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다시 글을 돌아보는 2023년에도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글을 쓰는 것을 피하고 있다. 이 글을 쓰면서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단지 좋은 생각 같았기에 시작했고, 어떻게든 마무리를 짓고 싶을 뿐이다. 그래서 나는 내가 왜 글을 쓰고 싶었는지 생각하며 주저 없이 끄적일 것이다. 정말 그러고 싶다.

언제부터 글을 쓰고 싶었던 거지? 사실 글은 하나의 수단일 뿐이다. 수많은 수단 중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고 가장 쉽게 시작할 수 있었다. 내 생각을 세상에 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 글을 선택했고 펜과 종이만 있으면 바로 시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작은 언제나 어렵다. 펜과 종이가 앞에 있다고 해도 내 손은 쉽게 움직이지 않았다. 지금도 한 문장을 만들기 위해 머릿속에서는 전쟁이 일어난다. 어떻게든 문장을 완성하더라도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 투성이다. 완벽한 문장을 원하고 모든 일에 완벽을 추구하지만 세상에 완벽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떠오른 순간 나의 모든 문장들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싶다. 결국 내 시선은 글쓰기에 집중된다. 사실 내가 진정으로 해야 하는 것은 나의 생각을 사람들에게 전하는 것이지만, 글의 아름다움만 추구할 뿐이다. 그래서 이 글 안에서 만큼은 솔직해지고 싶다. 문장이 아름답지 않아도 상관없다. 내 생각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

그럼 이제 내가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이지? 과거로 돌아가 보자. 내가 글을 쓰기로 마음먹은 순간으로.

갑자기 떠오른 하나의 아이디어가 있다. 그리고 영화 '스트레이트 아웃 오브 컴튼'이 오버랩되었다. 세 명의 피부색이 다른 소년들과 컴튼이라는 미국의 도시 그리고 힙합. 좋은 이야기가 될 것 같았다. 머지않아 멋진 영화로도 만들어질 것 같았다. 오스카상을 받을 생각에 이미 기분은 하늘을 찌를 듯 솟아있었다. 그래서 당장 공책을 사러 갔다. 최대한 두꺼운 것을 집어 들었다. 이마저도 부족할 것 같았다. 하지만 그 공책은 이제 펼쳐질 일이 없을 것이다. 이미 많은 시간이 흘렀고, 내게 떠올랐던 이야기는 시작과 끝만 있었다. 중간이 없기에 멈춰 버렸다.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서 이제 나는 뭘 해야 하지? 이야기는 절대 중단되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멈춰버렸지만 달리기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 아직까지 나의 아이디어는 빛나고 있다. 아직까지 오스카 시상식을 머릿속에 그릴 수 있다. 언젠가 퓰리처상을 받을 것이라 자신한다. 내가 가진 생각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 누군가 이 글을 보고 한숨을 쉬든 코웃음을 치든 상관하지 않을 것이다. 빛나는 사람은 항상 소수다. 남들과 달라지기를 원한다면 소수가 되어야 한다. 다수의 시선을 받기 위해서는 다수의 미움을 이겨내야 한다. '과연 정말로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이 생길 때마다 이 생각을 되새긴다. 생각하면 이루어지리라. 막연한 믿음이지만 믿음이 사라지는 순간은 실제가 되었을 때뿐이다. 그런데 나는 이 믿음을 다수에게 주고 싶다. 이게 내가 원하는 일이다.

그러나 이런 수많은 생각은 너무나 많은 시간을 요구한다. 내가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 느껴질수록 내 앞은 더 깜깜해진다. 사실 내가 진정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지나간다. 아직 확실히 정의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냥 힙합이라는 문화를 접하면서 억울하게 죽어가는 사람들이 내는 소리를 듣고, 잘못된 것을 잘못된 것이라 자신 있게 말하고, 자신이 밑바닥이라고 말하며 높게 오를 날만을 기다리는 막연한 믿음의 노래를 들으며 나도 그들과 같아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들처럼 옷을 입고 그들처럼 행동하고 싶었다. 단순한 동경에서 멈추지 않고 나는 그들의 내면까지 같아지고 싶었다. 단순한 겉모습이 아닌 내면의 소리에서 깊은 울림을 받았다. 그래서 나도 내면을 표출하고 싶어 글을 쓴 것 같다. 그리고 내게는 멋진 아이디어가 있었다. 정말 자신 있었다.

그래서 지금 나는 뭘 해야 하는 거야?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은 계속 들지만 막상 글을 쓰진 않는다. 과거 속에 빠져 잘 될 거라고만 말하고, 지금은 피곤하다고 도망간다. 이제는 도망가서는 안된다.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무엇이든 써내야 한다. 이제는 영감을 받는 것이 아닌 영감을 녹여내야 한다. 그럼 다시 질문이 돌아오겠지? 어떻게?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대답해야겠다. 나는 작가가 될 거다. 글을 쓰기 위해 글을 쓸 거다. 이제는 도망가지 못하도록 뒤를 막고 양 옆도 막을 거다. 이 모든 걸 하기 위해서 나는 브런치를 켰고 글을 적는다. 그리고 작가가 되겠다는 막연한 믿음을 먹으며 계속 글을 적어낼 거다.


"스튜디오에서의 결과물은 아저씨의 도움을 받아 카세트테이프로 바꿀 수 있었다. 출처모를 비트 위에 널브러진 우리의 랩은 5곡짜리 믹스테이프가 되었다. 이 테이프가 우리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거리를 돌아다녔다. 당당한 발걸음과 자신감. 거리는 내게 배경이 되고 햇빛은 우리 만을 비추는 것 같았다. 손에 들린 테이프로 아직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노아의 머릿결은 충분히 빛났고, 샘의 흰 피부는 햇빛을 머금고 있었다. 이제 길거리의 마약상 케니는 가사 속에서만 존재한다. 우리는 클럽의 무대를 휘젓고 계약을 따내고 이 동네를 떠날 것이다. 다른 흑인들이 그랬던 것처럼. 결국 우리는 떠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