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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플리 Sep 30. 2019

생각이 무뎌질 때마다 펼치게 될 책

2019, 매거진 <SKEPTIC>



삶에 있어 대상의 본질을 보는 것은 중요하다. 개인의 편견과 세상의 프레임, 모든 이해관계를 걷어내고 객관적으로 볼 줄 아는 힘이야말로 생각건대, 잘 살기 위한 필수적인 조건이다.

난무하는 거짓과 오해, 본질을 흐리는 의도들로부터 자유롭게 생각하고, 또 그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인간은 공부하기 시작했다. 책상에 앉아 침잠하는 것을 넘어, 모르는 것에 대해 풍성한 호기심을 가지고, 질문하여 알아내고, 답을 얻을 때까지 쫓아 탐구하는 모든 과정이 공부이다. 지금껏 모든 인간이 '공부'로 쌓아온 토대 위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러나, 잘못된 것을 바로 잡으려 애쓰는 태도, 자유와 평등이라는 이념 하에 약하고 어두운 구석은 채우고 밝혀 균등한 삶을 추구하는 기본적인 것조차 복잡한 사회의 거미줄 속에선 쉽지 않은 요즘이다.


이러한 시대, "이성을 이용하여 모든 종류의 사상을 검증하는" 회의주의를 바탕으로 발간되는 매거진 <SKEPTIC>은 그래도 지치지 말고 비판적으로 사고할 것을 일깨운다. '과학교양잡지'라는 수식 때문에 오해하기 쉽지만, 자연과학에 국한하지 않고 심리학, 인류학 등 폭넓은 분야를 다루며, 세계를 구성하는 것에 대한 본질적 질문과 탐구 과정을 제시한다.


처음 받아본 스켑틱 19호는 ‘과학, 공감과 연대를 말하다’라는 주제로 개인의 관계부터 한 사회의 문화 전반을 심도 있게 다룬 COVER STORY를 비롯해 우주, 유전자, 기술, 의학 등 과학 잡지의 정체성을 뚜렷하게 드러내는 읽을거리를 담고 있다. 또, 마음과 환상, 신과 악 등 흥미로운 토픽도 눈길을 끈다. 신과 악이 공존하는 세계를 두고 두 학자가 벌인 토론은 특히 인상 깊었다.


대개 삶에서 맞닥뜨리는 질문들은 수학 문제처럼 정답이 정해져 있지 않다. 그러므로 올바른 것에 가까이, 더 나은 것을 도출하기 위해 흩어져 있는 수많은 퍼즐 속에서 끊임없이 소통하고, 바로 잡아야 한다. 어려운 일인듯 보여도 애쓰며 살아가는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본질에서 멀어지는 것을 경계해야 할 뿐이다.


부담 없이 읽자는 마음으로 펼쳤음에도 스켑틱의 기사들은 가벼이 읽어 내리기 아쉽게 수많은 생각 거리와 질문을 선사한다. 그러나 오랜만에 느껴보는 그 '골치 아픔'이 반가웠다. 나처럼 느린 독자에게는 일 년에 네 번 발행되는 계간지라는 게 오히려 다행한 일. 무뎌진 칼을 좋은 숫돌에 벼리는 느낌으로 남은 분량도 천천히 곱씹으며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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