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꿈은 여성들을 더 행복하고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 크리스챤 디올
이 시대의 여성은 정말 자신의 아름다움, 고가의 핸드백, 아름다움을 좇는 것으로 행복을 느끼는가.
이 시대에 여성의 행복의 기준은 무엇일까.
여기서 여성이라는 단어는 ‘인간’과도 치환될 수 있다. 과연 인간은 정녕 자신의 아름다움, 고가의 물건, 좋은 것을 좇는 것만으로 행복을 느낄까. 우리가 행복의 수단이라고 느끼며 추구하는 아름다움, 치장과 같은 것들은 사실 그것을 제외한 다른 데서 오는 행복을 즐기기 위함일지도 모른다. 아름다움을 통한 무언가의 성취, 치장이 가져다주는 어느 지점의 효과들. 아름다움은 상대적이고, 치장의 기준은 획일적일 수 없으니 그것을 열망하는 대다수의 우리는 그저 누군가가 제시한 경계 안에서 한없이 버티고 있는 것일지 모른다. 이를테면 그 시기의 유행과 다른 사람의 취향, 괜찮아 보이는 어떤 것을 모방하는 일이거나, 아름다움을 사랑하고 그 행위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그 실현과 소통을 바라보며, 박수를 쳐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디올이 꿈꾸었던 정신의 본질은 안다. 인간이 그저 괴로워하고자 태어난 것이 아닐 텐데도 모든 시대에 걸쳐 궁극적으로 '행복'을 달성하는 것이 지겹도록 어려우니 말이다.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기술의 시대에도 여전히 우리는 개인의 행복을 각자의 삶에 맡길 뿐이다. 제도화될 수 없고,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것이므로. 그러니 디올은 모든 인간이 스스로의 행복을 추구하고, 자신의 몸과 마음, 아름다움을 충분히 돌볼 수 있는 개체로서 살아갈 수 있길 바랐을 것이다. 편하고 간소한 옷이 주를 이뤘던 당대의 패션에서 여성만을 위한 극도로 화려하고 아름다운 옷을 만들어낸 것으로 보아, 그는 그 시대에 더욱 자유롭지 못했던 여성의 존재를 위해 꿈꾸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의 우리는 무엇을 향해야 할까. 여전히 수많은 개인은 세상 속에 자유롭지 못하고, 행복은 더욱 멀어진다고 느낀다. 행복은 과연 누구를 향하여 있는가. 어느 디자이너의 한마디에서 시작한 생각이 앞으로 우리가 가야 할 길까지 괜히 멀리까지 와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