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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럼에도 불구하고 Jul 07. 2020

한국과 일본의 법의학자 책은 뭐가 다르지?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 VS '죽음의 격차'

출처: YES24


일본의 법의학자, 니시오 하지메가 저술한 <죽음의 격차>를 읽고 나니 한국의 법의학 사정도 궁금해졌다. 연달아 유성호 교수의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이하 '나는 매주')>까지 읽자 두 책의 공통점이 눈에 들어왔다. 두 법의학자는 수많은 부검을 통해 삶의 중요성을 깨닫고, 잘 죽기 위해서는 잘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었다. 


한편 각기 다른 두 사람이 서로 다른 목적으로 저술한 만큼 책의 성격에 다소 차이가 있기도 한데, 그렇기에 함께 읽었을 때 더욱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유성호 교수의 <나는 매주>를 먼저 읽고 법의학의 개념과 한국의 사례를 이해한 다음, 니시오 하지메의 <죽음의 격차>를 통해 구체적 사례를 접하고 오늘날 전 세계적 사회 문제로 시야를 넓혀가는 쪽을 추천한다.




1. 표지

두 나라의 책은 제목과 표지부터 천지 차이다. <죽음의 격차>는 연노랑빛 표지에 하얀 꽃 한 송이를 얹어 엄숙한 분위기를 연출한 반면,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는 파격적인 제목에 이어 사람의 갈비뼈를 연상케 하는 일러스트에 선명한 주홍빛을 더했다.



2. 집필 내용

<나는 매주>는 출판사 '21세기 북스'에서 내놓는 '서가명강'  시리즈의 일환이다. 서가명강은 '서울대에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의 줄임말이다. 대학에 직접 가지 않아도 독자들이 좋은 강의를 접할 수 있도록 유명 강의의 교수들의 직접 저술하고 있다. 이 시리즈의 첫 권인 <나는 매주>는 서울대학교의 대형 교양 강의를 바탕으로 한다. 교양강의인 만큼 법의학에 대해 전문적인 내용을 다루지는 않으며, 죽음에 대한 사회상의 변화나 자살, 안락사, 연명 치료 등 오늘날의 죽음에 대해 전반적인 내용을 두루 다루고 있다.

니시오 하지메 또한 효고 의과 대학의 법의학교실 교수이다. 하지만 <죽음의 격차> 속에는 법의학자로서의 역할이 집중적으로 다루어진다. 책의 내용 또한 그가 20여년 동안 부검해왔던 실제 사례, 혹은 일본을 떠들썩하게 했던 실제 사건들에 중점을 두고 있다. 때문에 구체적인 범행의 내용이며 부검 방법, 시체에 대한 언급이 많다. 특히 책 제목이 <죽음의 격차>인 만큼 사회적 격차, 소외로 인해 발생하는 죽음에 대해 크게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3. 작가의 목적

유성호 교수는 <나는 매주>를 통해 죽음에 대한 다양한 화두를 언급한다. 그중에서도 책을 관통하는 것은  '우리가 어떤 태도로 죽음을 받아들여야 할지', 즉 죽음을 받아들이는 개인의 태도의 중요성이다. 이 책은 일종의 죽음학 안내서라 보아도 무방할 것 같다. 

반면 <죽음의 격차> 속에 등장하는 죽음들은 개인의 불행이라 보기에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비단 자살뿐만이 아니다. 가난해 실내에서 동사하는 사람들, 아주 작은 사고가 걷잡을 수 없는 불행으로 이어진 노부부 가구, 독거생활과 치매, 알코올중독으로 인한 죽음은 일본의 사회적 현상과 밀접하게 관련되어있다. 저자는 이러한 죽음을 막기 위해서는 사회적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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