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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럼에도 불구하고 Aug 31. 2020

작사가 김이나가 에세이를 2권 썼는데 뭐가 다르지?

'김이나의 작사법' vs '보통의 언어들'


'김이나'


인터넷 서점에 이 세글자를 입력하면 세 개의 유효한 결과물이 나온다. 첫 번째는 오 년 만에 나온 김이나 작사가의 신간 <보통의 언어들>이고, 두 번째는 그의 첫 책인 <김이나의 작사법>이며 세 번째는 두 책을 묶어 판매하는 패키지다. 혹시 이 검색창 앞에서 무엇을 사야 좋을까 고민하는 사람이 있을까?


사실 검색까지 했다면 이미 책의 상세정보를 보고서 자신에게 맞는 책을 찾았을 것 같다. 하지만 김이나 작사가의 팬이자, 두 권 다 재미있게 읽은 사람으로서 어느 책부터 읽어야 할지, 어떤 책을 골라야 좋을지 굳이 다시 한번 적어보고자 한다.




1. 작사가, 음반시장, 상업예술가가 궁금한 당신을 위해 : <김이나의 작사법>


책의 디자인은 그냥 정해지는 것이 아니다. 책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에 편집자와 디자이너의 의도가 섬세하게 들어가있다. 그중에서도 <김이나의 작사법>의 책 앞날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굉장히 명백해 보인다. 대개 이 위치에 저자 소개가 들어가는데, 이 책에서는 김이나 작사가의 간략한 수상이력과 더불어 지금까지 작업해온 히트곡들이 아주 빼곡하게 적혀있다. 작사가로서의 커리어에 집중한 책이란 걸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다.

책의 성격도 확연히 그러하다. 김이나 작사가가 평범한 회사원에서 소위 '스타 작곡가'가 된 과정, 작사의 팁, 현장용어들과 더불어 음반산업 전반에 대한 이야기들도 곁들여져 있다. 하나의 곡을 만들기 위해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힘을 합쳐야 하는 만큼 그 산업의 '톱니바퀴'이기를 자처하면서, 동시에 나름의 철칙을 고수하는 그의 모습을 통해 현대의 상업예술가, 대중예술가가 가져야 할 태도에 대해 생각해볼 수도 있다.




2. 사람 김이나가 궁금한 당신을 위해 : <보통의 언어들>


반면 <보통의 언어들>의 책날개는 전혀 다르게 시작한다.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세상의 프레임에 속지 않겠다는 당돌함과 슬픈 영화 속 주인공의 얼굴만 보아도 눈물이 핑 돌던 섬세한 감성을 고루 갖춘 어린이"나 "보잘것없고 부끄러운 부분은 누구에게나 있고 오히려 그로 인해 스스로를 더욱 빛낼 수 있다고 생각하며" 같은 문장이 시선을 잡아끈다. 폭신한 감성과 다양한 생각이 묻어나는 책이다.

<보통의 언어들>에서는 꼭지마다 하나의 단어를 주제로 김이나 작사가의 평소 생각이나 경험을 드러낸다. 단어 자체가 가져다주는 발음에 대한 고찰일 때도 있고, 우리가 아주 익숙하게 사용해온 뜻을 낯설게 보기도 하며 관련된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기도 한다.

작사가로서 언어를 섬세하게 다뤄온 그의 직업적 특성이 드러나는 한편, 작사가보다는 최근 라디오프로 진행자로서 활동해온 김이나의 면모가 두드러진다.




3. 평소 작품의 비하인드씬을 좋아하는 당신을 위해 : <김이나의 작사법>


<김이나의 작사법>에는 김이나 작사가가 그동안 작업해온 수많은 노래가사가 실려있다. 가사 위에 메모를 덧대어 작사 의도를 직접 알려주기도 하고, 가사의 소재는 어디서 얻었는지, 이 곡을 어떻게 작업하게 되었는지 등의 이야기가 곳곳에 실려있다. 평소 노래를 좋아하고 늘 작품의 뒷이야기를 궁금해하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4. '아 다르고 어 다르다' 같은 말도 사려 깊게 하고 싶은 당신을 위해 : <보통의 언어들>


별 생각 없이 대화를 주고받다가 스스로의 말에 지레 놀란 적이, 혹은 '저 사람은 왜 저렇게 말하지?'하고 속상해본 적이 누구든 한 번쯤은 있을 테다. 그러나 하루에도 수천수만 개의 단어를 사용하는 만큼 단어의 의미를 하나하나 살펴 가며 대화하기란 참 어렵다. <보통의 언어들>은 그 언어들을 돌이켜보고, 김이나 작사가의 글과 함께 곱씹어볼 기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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