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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럼에도 불구하고 Oct 06. 2020

정여울이 헤세 책을 2권 썼는데 뭐가 다르지?

'헤세로 가는 길' vs '클래식 클라우드 022: 헤세'

출처: 알라딘(좌), 리디북스(우)



정여울 작가의 오랜 팬으로서 그의 신간을 늘 기쁜 마음으로 기다려왔다. 그런데 아르떼 출판사의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에 참여한다는 소식을 듣는 순간, 기쁨보다도 궁금증이 먼저 생겨났다. 헤르만 헤세를 소재로 책을 쓴다면, 2015년에 작가가 출판한 <헤세로 가는 길>과는 과연 무엇이 다를까? 헤세의 작품이 한정되어있으니만큼 새로운 글쓰기가 가능할지 의구심도 들었다. <헤세>를 읽는 동안에도 자연히 두 책의 차이점에 집중하게 되었다.



<헤세로 가는 길>, 띠지



<헤세로 가는 길(2015)>만의 특징은 책 띠지에 간단히 요약되어 있다. "헤세로 가는 100장의 사진, 100개의 이야기", 그리고 "독일의 칼프에서 스위스의 몬타뇰라까지 / 따스한 영혼의 안식처 헤세를 다시 찾아가는 여행" 이 두 문구다. <헤세로 가는 길>에서는 헤세의 흔적을 찾아 떠난 작가의 여행기가 좀더 두드러진다. 하지만 여행기만 있는 것은 아니고, 챕터마다 다소 성격이 상이하다.



<헤세로 가는 길>, 본문 이미지



책의 첫 번째 챕터인 '헤세가 태어난 곳, 칼프로'와 세 번째 챕터 '헤세가 잠든 곳, 몬타뇰라로'에서는 독특한 편집이 눈에 띈다. 책의 한쪽에는 사진과 헤세의 작품 속 인용구를, 맞은쪽에는 작가의 짧은 글을 배치했다. 이 글은 때로는 사진을 보충 설명하고, 인용구에 대한 작가의 생각과 감상을 풀어놓기도 하며, 생생한 여행담을 담아내기도 한다. 헤세의 작품에 관해서는 책의 두 번째 챕터에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클래식 클라우드의 <헤세(2020)>는 그에 비해 사진의 수가 적고 기행문적 느낌도 덜하다. 대신 더 다양한 작품에 대한 고찰이 두드러진다. <헤세로 가는 길>은 헤세의 대표적인 네 개의 장편소설―『수레바퀴 아래서』,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데미안』, 그리고 『싯다르타』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 <헤세>에서는 그 네 개 작품 뿐만 아니라 『크눌프』, 『패터 카멘친트』, 『게트루트르』, 『클링조어의 마지막 여름』 등을 포함해 보다 폭 넓은 작품들을 다룬다. 헤세의 삶의 굴곡과 작품의 탄생을 연관지어 설명하는가 하면, 서로 다른 책의 등장인물들끼리 비교하며 다양한 시각에서 헤세의 작품을 고찰하고 있다.


사진과 함께 짧은 호흡의 글을 읽고싶다면, 그리고 헤세의 대표작품에 관심이 있다면 <헤세로 가는 길>을 추천한다. 헤세의 보다 다양한 작품에 대해 접하고 싶다면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의 <헤세>가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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