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dicated to All dreaming to be Nobody
내가 외국어를 즐겁게, 쉽게 배운 비결은 인용구에 있었다. 그리고 외국어는 밑져야 본전이라는 자세도 매우 효과적이었다. 한국인이 한국어를 못한다면 창피할 노릇이지만 영어, 불어, 독일어를 못한다고 해서 그런 평을 받을 이유는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이른바 “아륀쥐 orange” 족이라고 자칭하는, 오만과 편견을 가진 자들이 조롱을 자초할 뿐이다. 언어는 자기가 좋으면 즐기고, 자신과 맞지 않으면 거들떠보지 않아도 되는 취미활동이어야 한다. 만약 이 코너에 소개하는 “hip(멋있는, 진보적인, 최신 유행에 정통한)” 인용구에도 영어에 대한 매력을 못 느낀다면, 미안한 말이지만, 다른 언어를 찾아보는 게 낫다. 모두가 야구를 할 수 없듯이, 영어도 만인의 연인이 될 수는 없다. 언어는 흥미와 열정이고, 관심이고 에너지다. 따라서 외국어를 (다시) 시작하려면 우선 자신의 취향과 맞는지부터 알아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모국어는 민낯이고 외국어는 화장이다. 자신의 피부에 맞지 않는 화장품을 사용하여 화장시간과 노력을 들인다 한들 거울 속에는 화장이 뜬 얼굴이 비칠 뿐이다.
하루하루 분주한 가운데 잠깐 창 밖을 내다보며 머리를 식히는 15분, 기분전환 삼아 들여다볼 수 있는 문학과 예술, 역사와 철학을 읽으면서 만났던 글과 생각들을 모았다. 책을 읽는 동안 내 마음에 도끼를 내리쳤던, 그래서 기쁘게 외우기도 했고, 계속해서 마음에 새기고 싶은 사유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다. 따라서 영어 교재나 가르침을 앞세우는 교훈적인 내용들과는 거리가 멀고, 우리의 마음 깊은 곳에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감성적인 내용으로 한정했다. 이 비타민은 당신에게 일상을 견디는 마음의 영양제가 되어줄 것이다. 영어 공부로 이어갈지 여부는 당신 스스로 선택한다고 믿기에 나는 해석에 대한 강의 대신 문장 구조를 시각적으로만 보여주려 한다. 이른바 넛지(nudge)다. 내가 여태껏 배운 언어(영어, 독일어, 프랑스어)는 모두 그렇게 ‘팔꿈치로 살짝 찌르는’ 방식으로 부담 없이, 흥미를 따라간 결과물이다. 내가 아는 가장 쉽고 유익한 방법이다. 물론, 나도 흥미를 거슬러 꾸역꾸역 시도했던 일본어와 중국어는 결국 포기했다. 이 매거진을 통하여 당신이 영어와 맞는지 여부를 재는 마지막 척도로 삼아도 좋으리라, 당신이 영어와 결별하기 전에.
새로 시작하기엔 늦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여든 살에 그리스어를 배우기 시작했던 로마인 카토(Cato the Elder, 234-149 BC)를 생각해 보라. 그래도 당신이 늦었다고 생각한다면... 나도 더는 어쩔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