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서 빛이 나는 건
무언가를 더 얻어서가 아니라
그대 앞에서
나를 숨기지 않게 되었기 때문
말보다 먼저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
알게 되었어
그대가 빛나서
내가 빛나는 게 아니라
그대가 흔들리지 않아서
내가 무너지지 않았어
사랑이라는 말보다
더 무거운 이유
그대
나에게 꽃이 피는 건
상처가 사라져서가 아니라
이제는
도망치지 않기로 했기 때문
두려움은 여전한데
선택은 달라졌어
그대가 있어서
내가 괜찮아진 게 아니라
그대 앞에서
거짓말하지 않게 됐어
고맙다는 말로는
다 닿지 않는 자리
그대
혹시 내가 흐려질 때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돼
그대가
그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
나는 다시
내 자리로 돌아와
그대가 빛나서
지금의 내가 아니라
그대 앞에 서 있는
이 내가 있어
사랑을 말하지 않아도
이미 정해진 이름
그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