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눈빛 안에
말하지 않은 시간들이 서 있고
수많은 날의 무게가
조용히 나에게 닿는다
나는 그저 잠시
그 마음을 스쳐 지나갈 뿐인데
이상하게 내 안에
깊이 남아 사라지질 않는다
알 것 같아서 더 조심스러워
다가갈수록 흐트러질 것 같아
나는 넘지 않는다
이 마음 여기 두고 선다
사랑이라 말하기엔
너무 깊은 자리라서
나는 붙잡지 않는다
흘러가도록 맡겨둔다
할 수 있는 건 하나
조용히 기도하는 것
그의 걸음 뒤에
혼자 감당한 시간들이 보이고
말없이 견딘 그 날들이
가슴에 스며온다
아무것도 아닌 내가
무엇을 더할 수 있을까
그래서 더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다가가고 싶지만 방법을 모르고
혹시라도 짐이 될까 멈춰 선다
그래서 나는 지금 이 자리에서
조용히 바라보고만 있다
나는 넘지 않는다
이 마음 여기 두고 선다
사랑과 연민 사이
그 어디쯤 머물러서
나는 기대하지 않는다
돌아오길 바라지 않는다
할 수 있는 건 하나
조용히 맡겨두는 것
내 손이 닿을 수 없는 영역
그건 내가 할 일이 아니니까
보내는 것도 아닌 이 자리에서
나는 끝까지 지켜본다
나는 넘지 않는다
이 마음 흘려보내지 않는다
가까이 가지 않아도
사라지지 않을 진심
나는 흔들리지 않는다
이 선 위에 그대로 선다
그를 향한 내 마음은
기도로 남겨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