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위 색연필로
아이만의 지도를 그려
생각으로 방을 짓고
그 안에 하루를 채워 가
문득 나를 돌아보면
그때의 내가 서 있던 나이
이제는 아이가 서 있고
나는 그 옆 그림자처럼 서 있네
시소 위의 집
기울었다가 다시 숨 고르는 숨
아이의 무게
나의 무게
조용히 자리를 바꾸는 시간
그 사이에서 나는
엄마라는 이름을 조금 더 안아 본다
무엇을 건네줄까
조언일까
침묵일까
손을 잡는 온도일까
아무 말 없는 기다림일까
아이 눈에 비친 나는
가끔은 높은 산 같고
가끔은 작은 의자 같아
앉았다 일어나는 연습을 함께 해
서로의 자리를 찾아
반 발짝씩 움직일 때
넘어지면 어때
무너지면 어때
우리는 다시 쌓아 올리는 법을
이미 알고 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