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뉴오토포스트 Sep 08. 2021

요즘 전국 주차장에서 가장 문제라는 이사람들의 정체

코로나19의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며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는 언택트 여행이 유행이다. 특히 자동차에서 잠을 자고 머무는 ‘차박’이 대세로 자리매김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연예인들이 차박 캠핑을 떠나는 모습이 자주 방영된다. 또 캠핑카를 타고 국내 여행을 다니는 프로그램도 방영할 만큼 큰 인기다. 차박 캠핑은 차만 있으면 한적한 곳을 찾아가 여행의 낭만을 즐기고 타인과 거리두기를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지난해 9월 개조된 자동차 관리법에 따라 올해 2월 29일부터 캠핑 자동차 활성화를 위한 규제가 완화돼 캠핑카에 대한 접근이 쉬워졌다. 모든 차종이 캠핑카로 튜닝이 가능해지자 코로나로 인한 언택트 시대에 맞게 너도나도 차박 여행을 떠나고 있다. 그러나 소수의 마니아만 즐기던 레저 활동을 많은 사람이 즐기자,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어떤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는 것일까? 오늘은 차박의 문제점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한다.

상황에 맞고

장점도 많은 차박

차박이란 ‘차+숙박’의 합성어로 코로나19로 인해 떠오르는 언택트 여행 방법이다. 차박은 자동차 내부를 개조하거나 차 안에 매트 등을 설치하여 자동차 안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다. 1인 가구와 홈코노미의 증가,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언택트 여행인 차박을 이용하는 세대층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


차박의 장점은 비싼 캠핑 장비 구매 없이도 짐을 간소화할 수 있어 쉽게 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점과 비용절감과 동시에 캠핑의 낭만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숙박시설을 접근성이 떨어지는 오지나 시골 등으로 여행을 갈 경우 잘 곳이 마땅치 않아 당황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차박은 조금의 준비물만 갖추면 번거로운 텐츠 설치 없이도 차 안에서 편한 취침이 가능하다. 또한 여행지에서 차에 누워 선루프를 통해 밤하늘의 별을 보며 잠을 자는 등 캠핑의 낭만도 즐길 수 있고 차 한 대만 있으면 시간, 장소 제약 없이 언제든 훌쩍 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점도 차박의 장점이다. 이렇게 보면 차박은 장점만 가득해보이는데 문제점은 없을까?

차박으로 인한 쓰레기 문제 / KBS뉴스

쓰레기나 폐수 등

환경 문제 심각하다

차박 캠핑 과정에서 큰 문제점은 취사 행위다. 현행법상 자신의 차량 내에서 취사 행위는 제한이 없다. 그러나 산, 하천, 바다 등에서 불을 피우는 행위는 불법이다. 대부분 차박을 하는 사람들은 차량 주변에 의자와 테이블을 설치한 후 불을 피우고 음식을 만든다. 차 안이 아닌 차량 주변에서 밥을 해 먹어 문제가 되는 것이다.


물론 취사 행위가 허용된 지역에서는 가능하다. 그러나 취사 행위가 제한된 지역에서 불을 피우고 음식을 하고 더 나아가 캠프 파이어를 즐기는 사람도 있어 논란이다. 취사 행위는 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어 차박 캠핑을 떠나기 전 취사 행위가 가능한 지역인지 꼭 확인해야 한다.

차박 또는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 / 경북매일신문

심한 소음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피해

소음 또한 문제점으로 자리잡고 있다. 밤새 술을 마시거나 노래를 부르거나 폭죽을 터트리는 차박족으로 인해 인근 주민들이 소음으로 잠을 설치고 있다. 차박을 하는 곳 주변은 대부분 자연마을이라 1차 산업 종사자와 노령인구가 많아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경우가 많은데 차박족으로 인해 밤잠을 설치는 등 주민들의 생활권이 심각하게 침해를 받고 있다.


그리고 언택트 여행으로 안전하다고 알려진 것과 다르게 차박을 하는 대부분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서 코로나 방역의 사각지대라는 새로운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자신의 차 안에서 캠핑을 즐긴다고는 하지만, 차박족들이 한꺼번에 몰릴 경우 화장실 등 공동시설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접촉이 발생할 수 있어 감염에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심지어 일부 차박족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마을을 휘젓고 다녀 경찰이 출동하는 사례까지 발생하면서 주민들의 불안이 더해지고 있다.

차박금지구역에서 차박을 하는 모습 / 조선일보

제한된 구역에서

차박을 한다?

캠핑장은 공간 대여료를 지불하면 전기, 수도 등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차박 캠핑은 다르다. 차박 캠핑을 떠나는 사람들의 목적지는 캠핑장이 아닌 바다, 산, 또는 하천 등으로 다양하다. 차박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지역이 제한돼있지만, 일부 여행자들은 이를 모르고 자동차 진입 불가 지역에 불법 주차를 하거나 또는 공영 주차장을 이용해 주차한다. 불법 주차를 할 경우 단속에 걸려 과태료를 부과받지만, 이를 무시하고 자신들이 원하는 위치에 주차 후 여행을 즐긴다. 


또 공영 주차장은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공간이나, 여러 대의 캠핑카가 자리를 점령해 정작 사용해야 할 사람들이 피해를 본다. 동해안의 한 공영 주차장은 캠핑카의 점령과 장기 주차로 인한 민원이 증가하자 주차장 폐쇄를 결정했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차박 캠핑을 즐기는 것이 옳은 행동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파트 주차장에 주차되어 있는 캠핑카 트레일러 / 충청투데이

차박하고 돌아와서

생기는 문제점들

한 차박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파트 단지 지상 주차장에서 차박을 즐겼다는 인증 글이 올라와 논란이 일었다. 해당 글쓴이는 휴대용 가스버너를 이용해 김치전을 요리하고 취식을 하는 사진을 공유하며 “비 온다고 해서 친구랑 김치부침개에 막걸리 싸 들고 나왔다”라며 “혹시 몰라서 차 위에 천막을 쳐서 비는 안 맞았다”라고 글을 남겼다.


이에 네티즌들은 “아파트 단지 주차장은 취사 금지가 아니냐”, “저런 행위는 민폐다”, “이러다 불난다”, “최근 천안 아파트 화재를 보면 작은 불이라도 조심해야 한다”라며 글쓴이를 비난했다. 논란이 일자 글쓴이는 “취사 금지인지 몰랐다. 경비원도 아무 말 안 했다”라고 해명한 뒤 글을 삭제했다. 이렇듯 차박을 할 때만 문제가 생기는 것이 아닌 차박을 하고 돌아온 일상에서도 문제점을 찾아볼 수 있다. 아파트나 시내에서 차박을 하는 문제점 이외에도 다른 문제점도 있다. 차박을 할 때 이용하는 자동차는 다른 차보다 크키가 큰 캠핑카와 트레일러는 아파트 주차장과 도로를 장기간 점령해서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주민들은 주차공간이 부족해서 불만을 토로하거나 좁아진 도로로 인한 교통 문제를 호소하고 있다.

캠핑카, 차박 관련 행정명령을 내린 기장군 / 부산일보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선택한 방법

2∼3년 전까지만 해도 자동차를 몰고 정처 없이 떠나는 차박은 소수 여행객이 주로 외딴 산골 등에서 즐기는 일종의 이벤트성 여행의 하나였다. 그러나 차박족이 지역에서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늘고 그와 함께 문제점이 동반되니 차박 명소로 알려진 지역 주민들은 이를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비양심적인 야영객들 때문에 일부 무료 유원지의 경우 이용 인원 제한이나 폐쇄 요구 민원까지 나오고 있다. 차박족의 쓰레기 투기 문제로 힘들어했던 부산 기장군은 무료 주차장이었던 곳을 유료로 바꾸고 캠핑카와 차박 관련 행정명령을 내렸다고 한다. 2인 이상 집합하여 야영, 취사, 음주, 취식을 하면 3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겠다는 내용이다.

차박의 문제점을

본 네티즌들의 반응

차박의 문제점을 파악한 네티즌들은 “공원주차장 카라반 주차하는 사람들 정말 너무한다. 주차하려고 하면 캠핑카가 4개정도 차지하고 있다”, “10년 전부터 차박다녔는데 차박지나 다른 곳 민폐 차박족과 같은 사람 취급받기 싫어서 최근에는 유료캠핑장만 다닌다”, “비양심으로 차박 즐기는 사람 때문에 자기 쓰레기 잘 가져오는 사람들도 욕먹는 상황”, “화장실과 쓰레기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차박이 아니고 노숙이다”, “진정한 차박은 스텔스 차박이다. 간단한 도시락, 포장음식정도만 차안에서 먹고 차에서 자는지, 주차한 차량인지 구분이 안 가도록 조용하게 머물다가 와야한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리고 “쓰레기를 왜 아무데나 버리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 “왜 들어가지 말라는 곳에 들어가서 차박을 하는 거지”, 좁은 한국 땅에서 캠핑카는 정말 아닌 듯”, “캠핑카나 차박할 자동차 살 돈으로 주위에 있는 호텔이나 펜션을 가세요”라는 반응도 보였다.

차박의 문제점을 확인한 네티즌들은 부정적인 반응만 보인 것은 아니다. 일부 네티즌들은 “가족들과 언택트 여행으로 차박하는 모습을 보니깐 너무 좋던데”, “내가 차박갔을 때는 다들 쓰레기 정리 잘하더라”, “우리 모두 차박을 경험해본지 얼마되지 않았으니 문제점을 차차 고쳐나가면 좋은 여행 트렌드로 자리잡을 수 있을 듯”, “나는 매번 정리정돈을 잘하는데 차박을 하다 보면 주변에서 너무 안 좋은 시선을 보더라”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차박의 장점도 많지만 항상 그랬듯이 모든 일에는 문제점이 더 부각된다. 차박의 장점이 부각되어 차박이 여행객들에게 올바른 여행 트렌드로 자리잡으려면 차박을 즐기는 사람들이 문제점을 인식한 후 개선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나 하나쯤은 괜찮다는 마음보다 나부터 시작하자는 마음으로 올바른 차박 문화를 만들어간다면 차박은 더 이상 민폐가 아닌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매번 파업하던 현대기아차 노조가 달라지고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