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주행 과정에서 여러 오염 물질이 붙을 수밖에 없다. 비포장도로를 달리거나 덤프트럭 등 화물차 뒤에서 달리면 흙먼지가 붙고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날벌레들이 부딪치며 간혹 예상치 못하게 새똥을 맞기도 한다.
특히 앞 유리가 오염된다면 미관상의 문제를 넘어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한다. 이 경우 자칫 안전 운전에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는 만큼 즉시 닦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와이퍼와 워셔액을 함께 사용한다는 건 모든 운전자들이 아는 상식이다. 하지만 아무 워셔액이나 사용했다가 자신도 모르게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건 의외로 많은 이들이 간과하고 있었다.
맹물 채워 넣는 건 금물
메탄올 워셔액도 위험
워셔액은 유분을 녹이고 추운 겨울날 어는 것을 방지해 주는 알코올, 유리에 오물이 들러붙는 것을 막는 계면활성제, 금속 부식을 예방하는 방청제, 물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간혹 별 차이가 없다는 생각에 워셔액 대신 물을 채워 넣는 운전자들도 있는데, 오물을 말끔히 닦아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워셔액 노즐에 녹을 발생시킬 수도 있어 금물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워셔액에 들어가는 알코올은 흔히 메탄올로 불리는 메틸알코올이었다. 메탄올은 소량만 섭취해도 중추신경계를 손상시켜 실명, 신경 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유독성 물질이다. 메탄올 워셔액에는 메탄올이 적게는 25%에서 많게는 50%까지 들어가는 만큼 미국, 독일 등지에서는 예전부터 메탄올 워셔액을 규제하고 있었다.
현재는 에탄올만 판매
직접 만들 수도 있어
한편 국내에서는 비교적 최근까지 메탄올 워셔액에 대한 별도 규정이나 규제가 없어 한동안 많이 사용되어 왔다. 하지만 탑승자 건강을 위협한다는 논란이 커지자 정부는 2018년부터 메탄올 워셔액에 대해 본격적인 규제에 들어갔고 현재는 이를 제조, 판매, 사용하는 것까지 모두 금지된다.
따라서 현재 판매되는 워셔액은 술에 들어가는 것과 같은 에탄올 워셔액이다. 옥수수, 카사바, 당밀, 사탕수수 등 천연 식물에서 발효한 에탄올과 정제수를 주재료로 제조된다. 에탄올은 약국에서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만큼 집에서 남는 에탄올을 이용해 워셔액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페트병에 에탄올 30%, 수돗물 70%, 주방 세제 3~5방울을 넣고 흔들어 섞어주면 완성이다.
유리에 뿌연 때가?
부식 의심해 봐야
한편 금속이 주재료인 차체뿐만 아니라 유리도 부식될 수 있다. 유리는 금속처럼 녹이 슬지는 않지만 표면에 미세한 흠집이 누적되면 그 사이로 부식이 발생한다. 비가 오는 날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 와이퍼 블레이드를 새로 바꿨음에도 유리가 잘 닦이지 않거나 천으로 문질러도 뿌연 때가 그대로 남아있다면 유리 표면 손상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겨울철 녹아 붙은 눈이나 성에를 도구로 긁어 제거했거나 습도가 높은 지하 주차장에 오랫동안 방치했을 경우 유리 부식이 발생할 수 있다. 곤충 사체나 나무 수액도 유리 부식을 유발하는 만큼 나무 밑 주차를 피하거나 박스, 신문지 등으로 유리 부분을 덮어두면 예방에 도움이 된다. 유리 부식이 가벼운 수준이라면 자체 복원도 가능하다. 유리 세정제를 스펀지에 묻혀 골고루 닦아내면 어지간한 부식은 대부분 없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