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동차 업계의 트랜드가 심상치 않다. 차량을 '소유'하는 개념에서 벗어나 '구독'을 통해 필요한 기간 동안 차량을 이용하는 서비스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 벤츠, 볼보, BMW 등 주요 자동차 브랜드들이 앞다투어 자동차 구독 서비스를 재도입하며 새로운 이동성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큰 호응을 얻으며 자동차 시장의 지형을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구독 서비스는 월정액을 내면 원하는 차를 일정 기간 자유롭게 바꿔 타거나, 차량 소유에 필요한 각종 세금·보험·정비를 모두 포함한 서비스다. 예를 들어 현대차는 '현대 셀렉션'을 통해 투싼·싼타페·팰리세이드를 정해진 기간 동안 교체 가능하게 운영했으며, 독일 3사도 브랜드 고유의 럭셔리 경험을 '월 정액'으로 제공하며 고정 팬층 확대를 노리고 있다.
왜 다시 '구독'인가?
자동차 구독 서비스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비용 효율성'과 '투명한 비용 구조'에 있다. 월 정액 요금에 정비 보험, 세금 차량 유지에 필요한 대부분의 비용이 포함되어 있어 소비자는 별도의 추가 비용 걱정 없이 차량을 이용할 수 있다. 이는 기존 차량 구매나 리스와 비교했을 때 초기 목돈 부담이 적고, 예측 가능한 지출로 재정 관리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해외 브랜드에서도 월정액 교체 가능 구독 서비스를 운영하며 소비자의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
또한, 구독 서비스는 소비자가 원하는 기간 동안 다양한 차종을 경험할 수 있는 유연성을 제공한다. 새로운 모델을 부담 없이 시승해 볼 수 있다는 점은 기존 차량 소유 방식에서는 누리기 어려웠던 혜택이다.
'소유'와 '구독'의 저울질
하지만 구독 서비스의 가장 큰 단점은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 장기 이용 시 구매나 리스 대비 불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월정액 방식은 단기적으로는 부담이 적지만, 장기적으로는 누적되는 차량 비용이 차량 구매 가격을 넘어설 수도 있다. 또한, 보험 및 책임 구조가 복잡하며, 일부 지역에서는 법적으로 구독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미비하여 소비자 보호에 사각지대가 발생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반면, 차량 소유는 감가상각의 위험을 감수해야 하지만, 온전한 개인 자산이 되어 자유로운 처분이 가능하다. 리스는 초기 비용 부담이 적고 세금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계약 기간 동안 차량을 묶어두는 형태라는 점에서 구독 서비스의 유연성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량 가격 상승과 불확실한 미래 가치, 보험료 상승 등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차량 소유' 현상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차량 역시 더는 '소유 자산'이 아닌 '이용 서비스'로 재정의되고 있으며, 자동차 브랜드들이 다시 구독 시장에 눈을 돌리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국내 차량 구독 서비스 비교
현재 국내에는 다양한 차량 구독 서비스가 운영 중이며, 브랜드와 제공 방식에 따라 차이가 있다. 먼저, 현대자동차의 '현대 셀렉션'은 월 70~150만 원의 가격대로 이용할 수 있으며, 보험과 정비가 포함되어 있고 다양한 차량을 경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기아자동차의 '기아 플렉스'는 월 90~130만 원 정도의 비용이 들며, 전기차 (EV6 등) 옵션을 제공하여 친환경 차량도 경험할 수 있다.
그 외 해외 브랜드 중에서는 볼보의 'Volvo Subscription'은 월 150만 원 이상의 비용이 발생하지만, 볼보 전용 차량을 장기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하지만 차량 변경이 불가능하다는 점이 해당 서비스의 가장 큰 단점이다. 반면, 벤츠의 'All-in' 서비스는 월 200만 원 이상의 고급 서비스로, 프리미엄 차량을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한다.
현대, 기아, 볼보, 벤츠 등 주요 자동차 기업들이 자동차 구독 서비스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배경에는 단순히 판매 방식의 변화를 넘어 '플랫폼 전환'이라는 장기적인 전략이 숨어있다. 완성차 업체들은 차량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차량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