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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9.5인데 한국에서 외면받는 이 차, 무엇일까?

by 뉴오토포스트

아우디 고급 SUV,

미국에선 극찬인데

한국에선 왜 안 팔릴까?

A240569_web_960.jpg 사진 출처 = 아우디

2025년형 아우디 SQ7이 해외 매체에서 극찬을 받았다. 미국의 대표적인 자동차 전문지 <Car and Driver>는 이 차량에 무려 9.5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부여하며 “모든 걸 갖춘 SUV”라고 평가했다. 대형 SUV임에도 불구하고 V8 트윈터보 엔진을 장착해 제로백 4.8초라는 폭발적인 성능을 자랑하고, 3열까지 구성된 실내는 고급감과 실용성을 모두 만족시킨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런 해외 반응과 달리 한국 시장에서는 아우디 SQ7이 좀처럼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고성능 SUV라는 특수성과 함께, 브랜드 신뢰 이슈, 사양 구성 문제, 안전성 논란까지 겹치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것이다. 차량의 상품성은 분명 우수하지만, 왜 한국에서만 ‘찬밥 신세’가 됐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해외 극찬에도 한국에선 외면받는 이유

2024-audi-sq7-interior.jpg 사진 출처 = 아우디

우선 2019년 1차 페이스리프트 이후의 디자인 변화는 분명 진일보한 결과였다. 전면과 후면에 대대적인 개선이 들어가면서, 아우디 특유의 세로형 크롬 라인이 그릴에 적용되었고, 테일램프는 더 얇고 정교한 그래픽으로 바뀌어 한층 세련된 인상을 준다. 실내는 듀얼 디스플레이가 적용되며 디지털 감성이 강화되었고, 하이그로시 패널로 고급스러움도 더해졌다. 이러한 구성은 미국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고, 성능에 비례하는 실내 품질로 호평받았다.


하지만 국내 소비자들은 완전히 다른 이슈에 주목했다. 2020년 3월 국내에 출시된 초기 모델들 중 일부에서, 2열과 3열에 필수 안전 장비인 ‘프리텐셔너’가 누락된 채 판매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기 때문이다. 프리텐셔너는 사고 발생 시 탑승자를 시트에 밀착시키는 중요한 장치로, 에어백과 함께 작동해야 하는 핵심 안전 사양이다. 해외에서는 당연히 전 좌석에 기본 장착되지만, 한국에서 판매된 고가 SUV에 이 부품이 빠졌다는 점은 충격이었다. 당시 아우디코리아는 “위법은 아니다”는 입장만 반복했고, 소비자들은 분노했다. 이 사건은 브랜드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23년 초에는 반도체 수급 문제로 인해 풀 LED 헤드램프조차 빠진 모델이 국내에 유통됐다. 소비자들은 “1억이 넘는 차량이 이럴 수 있느냐”는 불만을 쏟아냈다. 현재는 HD 매트릭스 LED, B&O 오디오, 21인치 휠,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 등이 기본으로 포함되어 사양이 정상화됐지만, 이미 신뢰를 잃은 소비자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고성능 디젤 SUV에 대한 수요가 낮은 국내 시장 특성도 한몫했다. 아무리 성능이 뛰어나도, 기본적인 안전성이나 완성도에 대한 의심이 사라지지 않으면 소비자들은 지갑을 열지 않는다.

남은 건 브랜드 리스크

A240624_web_640.jpg 사진 출처 = 아우디

결국 아우디 SQ7이 한국 시장에서 외면받는 이유는 단순한 취향의 문제가 아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1억이 넘는 차량을 선택할 때는 단순한 제원 이상의 신뢰와 품질이 중요하다. 한 번 무너진 브랜드 신뢰는 회복하기 어려우며, 아우디는 그 대가를 치르고 있는 셈이다.


물론 현재 SQ7은 상품성 면에서는 경쟁 차량보다 우위에 있는 여러 요소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국내 시장은 단순히 ‘좋은 차’보다는,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차’를 선택하는 분위기로 변하고 있다. 브랜드가 과거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이 없다면, 소비자의 마음은 쉽게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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