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타페를 살까, 쏘렌토를 살까. 중형 SUV 시장에서 늘 빠지지 않는 고민이다. 이 경쟁 구도에 도장을 찍을 차량이 출시했다. 2026년형 쏘렌토가 연식 변경을 통해 ‘풀체인지 전 마지막 한방’을 날린 것이다. 단순한 옵션 조정 수준을 넘어 핸들 디자인, 주요 주행 보조 시스템, 트림 간 기본사양 재편까지 대대적인 변화를 담았다.
반면 싼타페는 연식 변경을 하며 인기 사양을 패키징한 ‘베스트 트림’을 신설하거나 일부 조작 방식을 개선하는 선에서 그쳤다. 풀체인지 신차의 여유일 수도 있지만, 쏘렌토는 그런 여유 따위 없이 시장을 흔들어버렸다. 특히 싼타페에 없는 기능들을 대거 추가하면서, 2025년 싼타페를 구입했던 소비자들조차 속이 쓰릴 정도다.
2026 쏘렌토의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운전자의 손이 닿는 곳, 바로 스티어링 휠이다. K4와 동일한 4스포크 신형 핸들이 적용됐고, ‘스티어링 휠 그립 감지’ 기능도 드디어 탑재됐다. 정전식 방식으로 작동되며, 기존 차량들에서 "있을 법한데 없어서 불편한" 기능 중 하나였던 만큼 소비자 반응이 뜨겁다. 여기에 차로 유지 보조 2(LFA 2)도 더해져 반자율주행 완성도가 한층 높아졌고, 두 기능 모두 전 트림에 기본으로 들어간다는 점은 큰 메리트다. 이는 아직 싼타페에서 제공하지 않는 사양이다.
실내 구성도 더욱 정교해졌다. 하이브리드 트림 중 가장 인기 있는 노블레스는 이번 연식 변경으로 터치 타입 아웃사이드 도어핸들과 디지털 키 2.0을 기본 적용하면서, 이전 모델에서 별도로 선택해야 했던 스마트 커넥트 패키지의 주요 기능을 흡수했다. 반면, 이전 노블레스 트림에서 기본이었던 220V 인버터는 삭제돼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대신 엠비언트 라이트는 1열 도어 맵포켓까지 확대되어 감성적인 만족도는 확실히 향상됐다. 시그니처 트림에서는 디지털 센터 미러와 지문 인증 시스템이 기본 적용에서 옵션으로 전환되었지만, 여전히 구성의 탄탄함은 유지되고 있다.
외관에서도 차별화가 명확하다. 기존 ‘그래비티’ 트림은 스포티지처럼 ‘X-Line’으로 명칭이 변경됐고, 블랙 엠블럼과 전용 휠이 추가돼 외관의 무게감을 더했다. 특히 시그니처 전용 전면 가공 19인치 휠과 X-Line 전용 블랙 알로이 휠은 기존 휠 디자인에 아쉬움을 느꼈던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인 해답이 됐다. 각 트림별 가격은 평균적으로 30~60만 원가량 인상됐지만, 전반적인 구성 강화와 기본 사양 확대를 고려하면 ‘옵션 가격 인상 이상의 만족감’을 제공한다는 반응이 많다. 실제로 하이브리드 기준 프레스티지 트림은 29만 원이 오른 3,896만 원, 노블레스는 59만 원이 오른 4,217만 원으로 조정됐다.
같은 그룹 내 형제 차량이라지만, 이번 연식 변경을 통해 쏘렌토는 다시 한번 시장에서의 확실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단순 상품성 개선을 넘어서, 기존 소비자들이 꾸준히 지적해 온 실사용 문제들을 짚고 정교하게 보완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반면 싼타페는 풀체인지 신차라는 타이틀에 기대어 소극적인 변화에 그치며, 오히려 '형'이라는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2026 쏘렌토는 말 그대로 ‘집안싸움’을 정리해버렸다. 사양도, 디테일도, 구성도 더 공격적으로 나왔고, 가격 인상 폭 대비 만족감도 높다. 지금 시점에서 중형 SUV를 고민하는 소비자라면, 핵심적인 사양이 업그레이드되며 판매량의 이유를 입증한 The 2026 쏘렌토를 리스트에 넣지 않을 이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