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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주차 막는 최고의 장비, 드디어 한국 상륙하나

by 뉴오토포스트

바너클 도입 제안
차량의 시야 가리는 장비
극명하게 갈리는 시민 반응

%EB%B6%88%EB%B2%95%EC%A3%BC%EC%B0%A8-%EC%B0%B8%EA%B5%90%EC%9C%A1-3-1.jpg 사진 출처 = ‘barnacleparking’

서울시가 불법주정차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방식 도입에 나섰다. 최근 서울시의회에서는 미국에서 효과를 입증한 단속 장비 ‘바너클(Barnacle)’을 국내에도 도입하자는 제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했다. 기존의 단속 방식만으로는 불법주차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주차위반 차량이 단속 걸린 후에도 장시간 자리를 차지하거나, 단속을 피하고자 불법으로 차량을 이동시키는 사례가 끊이지 않았다.


단순 경고장 부착이나 과태료 부과 같은 기존 단속 방식은 단속 효과가 없다고 해도 무방했다. 일부 운전자들은 “벌금만 내면 되지”라는 식의 태도로 단속을 가볍게 여기기도 했다. 바너클은 이 같은 소극적인 행정 조치에서 벗어나, 불법주정차 차량이 이동하는 것을 물리적으로 막음으로써 새로운 해법이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시가 이를 도입한다면, 주차 질서 회복뿐 아니라 시민 불편 해소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작지만 강력한 단속 장비, 바너클의 정체는?

%EB%B6%88%EB%B2%95%EC%A3%BC%EC%B0%A8-%EC%B0%B8%EA%B5%90%EC%9C%A1-4.jpg 사진 출처 = ‘barnacleparking’

우리말로 ‘따개비’를 의미하는 바너클은 겉보기에는 단순한 노란색 플라스틱 패널처럼 생겼지만, 차량 앞 유리에 부착되면 따개비처럼 강력하게 달라붙어 차량 시야를 완전히 차단해 버리는 장비다. 무게는 약 9kg에 불과하지만, 사람의 힘으로는 떼어낼 수 없을 만큼 강한 부착력을 자랑한다. 장정 몇십 명을 끌고 와 떼어내려고 하면 차량 유리가 파손되니 애초에 뗄 생각 자체를 할 수 없게 만든다. 무엇보다 차량의 전면 유리를 가리기 때문에 운전자가 차량을 절대 주행할 수 없다는 점에서 제재 효과가 높다. 창밖으로 머리를 빼고 용케 도주하더라도 바너클에 달린 GPS로 끝까지 추적할 수 있다.


해제 절차도 꽤 번거롭다. 운전자는 장비에 적힌 안내대로 해당 지자체에 연락해 과태료를 내야하고, 그 후 전달받은 비밀번호를 입력해야만 장비를 해제할 수 있다. 해제한 장비는 직접 지정된 장소로 가져가 반납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걸리는 시간과 수고는 불법주정차에 대한 비용을 실감 나게 만든다.


바너클은 미국을 중심으로 여러 도시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뉴욕, 필라델피아, 샌디에이고 등은 이미 수년 전부터 바너클을 도입해 효과적인 단속 수단으로 삼고 있다. 미국 여러 도시에서는 바너클 도입 이후 불법주차 민원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필라델피아시 교통국은 기존의 부츠 장비보다 설치 시간이 짧고, 차량 파손 가능성이 적으며, 회수 및 운영 비용도 낮다는 이유로 바너클의 활용 비율을 대폭 늘렸다. 또한 시민들이 온라인으로 과태료를 납부하고, 바로 해제 코드를 받아 장비를 스스로 해제한 후 반납하도록 하는 시스템은 공공 비용 절감에도 크게 이바지했다. 이처럼 해외 사례를 보면, 바너클은 단순한 제재 수단을 넘어 행정 효율을 높이는 장치로도 기능하고 있다. ‘다시는 불법주차를 하면 안 되겠다’라는 강력한 인식을 심어준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예방 효과가 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시민 반응은 극명하게 갈린다

%EB%B6%88%EB%B2%95%EC%A3%BC%EC%B0%A8-%EC%B0%B8%EA%B5%90%EC%9C%A1-7.jpg 사진 출처 = ‘barnacleparking’

서울시의회에서 바너클 도입 논의가 본격화되자, 시민들 사이에서도 찬반 의견이 뚜렷하게 나뉘고 있다. 특히 상습적인 불법주차로 인해 생활 불편을 겪는 거주민들은 찬성 입장을 강력하게 표명하고 있다. 주차 공간이 협소한 지역에서는 불법주정차 차량 때문에 진출입 자체가 어렵거나, 사고 위험이 높아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이런 곳에서는 견인차를 부르는 것이 오히려 번거로움을 증대시킬 수 있어, 더욱 효과적이기도 하다. 서울시가 바너클을 도입할 경우, 현장 단속의 효율성과 억제력 모두에서 이점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반대 의견도 적지 않다. 가장 큰 이유는 ‘과잉 제재’ 우려다. 운전자들은 잘못된 주차를 했더라도 벌금만 내면 되던 기존 방식과 달리, 이제는 물리적 장비로 차량이 묶이고 복잡한 절차까지 따라야 한다는 점에서 불편함을 호소한다. 특히 오랜 시간 차를 운전하지 않고 주차해 두는 경우, 뒤늦게 바너클이 부착된 걸 발견하고 큰 당황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한 오작동이나 잘못된 단속에 대한 보상 시스템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도 논란이 될 수 있다.


바너클 도입, 어떻게 될까?

repocar.jpg 사진 출처 = ‘barnacleparking’

서울시의회는 바너클 도입 제안을 계기로 실제 시범 운영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제도 정착을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가 있다. 먼저 도로교통법 및 관련 조례 개정이 필요하다. 현재 국내에서는 차량 유리에 장비를 부착해 시야를 가리는 단속 방식이 전례가 없기 때문에, 법적 근거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또한, 오작동 시 책임 소재 문제, 해제 시스템의 정확성, 반납 거부 등 예상되는 혼란에 대한 매뉴얼도 구축돼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입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커지고 있다. 불법주정차는 단순한 교통 불편을 넘어 안전 문제로 직결되는 사안이다. 특히 좁은 골목길, 어린이 보호구역, 소방차 진입로 등에서의 위반은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심각한 행위다. 바너클은 기존 ‘눈 가리고 아웅’ 식으로 단속하던 불법주차를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간단하면서도 강력한 장치다. 서울시가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바너클 도입을 추진할 수 있을지, 시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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