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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 안 팔리나?” 테슬라, LA에 식당 문 열었다

by 뉴오토포스트

LA에 오픈한 테슬라 다이너

식당 아닌 플랫폼이다?

머스크가 꿈꾸는 모빌리티 생태계

Diner-Now-Playing-Desktop.jpg 사진 출처 = 테슬라


테슬라가 식당을 만든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그저 이벤트성 매장이겠거니 생각했을 것이다. 실제로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인근에 문을 연 ‘테슬라 다이너’를 보면, 처음엔 헷갈릴 수밖에 없다. 붉은 네온사인, 복고풍 외관, 햄버거와 밀크셰이크를 파는 전형적인 미국식 식당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곳은 단순한 식당이 아니다. 충전을 하며 음식을 먹고, 영화를 보고, 브랜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자동차 안에서 이 모든 경험이 가능하다.


겉보기엔 햄버거 가게지만, 실제론 전기차 시대를 위한 실험장이자, 테슬라가 자동차를 넘어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공간이다. 테슬라가 왜 이 식당을 만들었는지, 그리고 그 안에 어떤 전략이 숨겨져 있는지 하나씩 짚어보자.


테슬라 다이너, ‘식당’ 아닌 ‘플랫폼’이다

Diner-Hero-Desktop.jpg 사진 출처 = 테슬라


할리우드에 새롭게 문을 연 ‘테슬라 다이너’에는 총 80기의 V4 수퍼차저 충전기가 설치됐다. 이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도심형 테슬라 충전소다. 충전기 대부분은 북미 충전 표준(NACS)을 지원해, 테슬라 차량뿐 아니라 NACS 호환 전기차들도 이용 가능하다. 서쪽 충전구역에는 태양광 캐노피가 설치돼 그늘을 제공하면서, 연간 약 1,200만 kg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친환경 설비로도 주목받는다.


테슬라는 이 공간을 단순한 충전소가 아닌, 전기차 기반 리테일 플랫폼으로 설계했다. 충전 중 사용자들은 2층 구조의 레스토랑에서 햄버거나 밀크셰이크 등 전통적인 ‘다이너’ 메뉴를 즐길 수 있다. 음식은 차량 도착 전 미리 주문하거나, 도착 후 테슬라 차량 터치스크린을 통해 바로 주문할 수도 있다. 실내에서 식사를 즐기거나, 차량 안에서 서빙을 받는 것도 가능하다.

Diner-Now-Playing-Desktop2.jpg 사진 출처 = 테슬라


무엇보다 이 공간의 차별점은 ‘엔터테인먼트 경험’에 있다. 20m에 달하는 대형 LED 메가스크린 두 곳이 설치되어 있어, 영화나 테슬라가 큐레이션한 특집 콘텐츠를 상영한다. 차량 내에서는 테슬라 다이너 전용 앱을 통해 관람할 수 있고, 2층 옥상의 ‘스카이패드’ 공간에서는 도시 전망과 함께 대형 스크린을 직접 감상할 수 있다. 영화 예고편, 상영 콘텐츠 목록도 테슬라 차량 내 터치스크린에서 바로 확인 가능하다. 충전이라는 필수 행위를, 콘텐츠 소비와 결합해 새로운 리테일 경험으로 바꾼 것이다.


이러한 구조는 차량이 하나의 스마트 기기처럼 작동하도록 설계된 것이다.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테슬라 앱·인포테인먼트·리테일 경험이 차량 UI에 통합된 모습이다. 이는 자동차가 새로운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예다. 머지않아 테슬라 차량에 탑재될 인공지능 챗봇 ‘그록(Grok)’과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경험을 파는 회사'로 진화 중인 테슬라

Diner-Now-Charging-Desktop.jpg 사진 출처 = 테슬라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는 차 없이도 돈을 벌 수 있는 회사가 될 것”이라고 여러 차례 말해왔다. 그 말이 단순한 구호가 아니었다는 점을 테슬라 다이너는 증명하고 있다. 소프트웨어나 보험처럼 무형의 서비스에서 나아가, 이제는 오프라인 공간에서도 브랜드 경험을 설계하고 수익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 공간이 단순한 체험 마케팅이 아닌 수익 가능한 구조라는 점이다. 충전소, 식당, 극장이라는 기능을 하나의 장소에서 통합했고, 그 모든 중심에는 ‘테슬라 차량’이 있다. 사용자는 테슬라를 타고 와서 충전하고, 콘텐츠를 보고, 음식을 먹고, 다시 돌아간다. 이 전 과정은 테슬라 플랫폼 안에서 설계되어 있다.

만약 앞으로 미국 전역에 테슬라 다이너가 확산된다면, 이는 전기차 인프라의 확장을 넘어 테슬라 생태계 안에서 머무는 시간 자체를 수익화하는 전략이 될 수 있다. 자동차 회사에서 플랫폼 기업으로, 테슬라는 지금 그 전환점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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